1913년 미국 검찰청은 한 기업가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목소리를 대서양 넘어로 전달할 수 있다며 대중을 현혹했다는 혐의다.
무선 전신·전화를 사업화한 미국 발명가 디 포리스트의 이야기다. 분명한 것은 이 기소 사건이 세계로 전화를 보급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新), 인(人), 류(流)`.
기술 진보가 만들어 내는 신인류 시대는 이전 산업혁명이 가져온 변화 폭과 혁신의 속도를 초월하는 새로운 세상을 예고한다. 변화와 혁신을 받아들이면 신인류의 삶을 누릴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다.
기술 진보는 인류 진화와 같이 거스를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기술 혁신 변곡점마다 촉매 요인으로 `신인류`가 존재했다.
전자신문은 창간 34주년(9월 22일)을 맞이해 신인류 실체와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새로운 산업 기술과 인재, 시급한 법·제도를 점검했다.
인류와 지구, 어떤 미래가 닥칠 것인가.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파괴력 강한 기술 기반의 혁신이 일어나는 역동의 시기에 직면했다. `좋은 옛 시절`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은 신인류 시대를 현상 유지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스마트한 세상을 전자신문이 제시한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기술`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파괴 속성이 들어 있다.
먼 옛날 바퀴 발명은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다. 성직자와 주술사, 마을 장로, 지역 상인은 바퀴가 종말을 부를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생활과 일에 변화를 초래하는 기술은 매번 저항에 부닥친다. 하지만 바퀴에 대한 평가는 `혁신`이었고, 산업 체계를 바꾸는 마중물이 됐다.
올해 초에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CT)이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과 결합하며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능력을 뛰어넘는 알파고 위력에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은 산업과 기술 트렌드의 중심에 섰다. 실제로 AI, 로봇, 3D프린터,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이 활용되면 더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제품·서비스·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된다.
앞으로 살아갈 시대는 운전면허를 취득할 필요가 없으며, 차량을 소유하지 않을 가능성이 짙다. 스마트기기와 함께 하는 4차 생활혁명도 머지않았다. 기기들이 병원 진료 받을 때를 알려 주고, 로봇이 청소하며, 스마트 냉장고와 인공 로봇이 식료품을 주문·배달해 준다. 플라스틱 카드와 현금 없이도 스마트폰으로 경제 생활을 하고, 마우스나 키보드 등 입력 장치를 통하지 않고도 매일 수많은 컴퓨터와 상호작용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100년 전이라면 공상과학(SF) 소설에서나 상상 가능한 일이 현실로 되고 있다. 이른바 4차산업 혁명 촉발과 함께 X, Y세대 다음의 `Z세대`가 도래했다.
앞으로 20~30년 동안 인류는 지난 1000년 동안 일어난 것보다 더한 변화를 맞는다.
우리는 뉴밀레니엄(2000년)을 맞이한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2030년에 근접하고 있다. AI, 유전자 조작, 나노 수준의 제조, 자율주행 차량, 웨어러블과 임베디드 컴퓨팅은 인류의 다음 세대를 빠르게 재정의해 나갈 것이다. 바로 `신인류 시대` 도래다.
본지는 단순히 파괴되는 산업 분야나 우리가 새롭게 발명하는 기술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파괴력 강한 혁신 발전을 되짚어보고 우리가 어떤 길을 걸어 왔는지, 미래에는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지 예측해 보고자 한다. 2030년 혹은 그 이후 우리 생활과 산업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우리는 이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고민이다.
처음 인간 게놈의 염기서열을 밝히는데 100조달러가 들었다. 오늘날 같은 연구에는 100만분의 1 비용이 든다. 에이즈 바이러스 염기 서열을 규명하는 데에는 5년이 걸렸지만 지금은 하루면 충분하다. 10년 후 컴퓨터는 오늘날 100만배에 이르는 속도로 진화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수많은 가능성은 `가슴 벅찬` 수준으로 열려 있다. 신기술이 인류 인간다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주저한다면 도태될 뿐이다. 바로 신인류가 해답을 제시하고 신인류가 되기 위한 기회와 방법을 연구해야 할 때다. 마셜 매클루언은 “나는 누가 물을 발명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히 그는 물고기가 아니었을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물고기를 뛰어넘는 신인류,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의미와 해답을 찾아본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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