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86>경기 침체 때 기업 전략,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오늘의 고민

화장품 업체를 운영하는 나 사장. 경쟁이 치열한 화장품 시장에 후발 주자로 뛰어들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경기까지 나빠져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이곳저곳 조언을 구했더니 답변도 제각각이다. 이 시기가 지나가길 웅크리고 기다리라는 사람도 있고, 이런 때야 말로 바로 도약할 기회라는 사람도 있다. 다 일리가 있는 말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86>경기 침체 때 기업 전략,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불황에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모범 답안은 없다. 하지만 1990년대 일본의 최대 불황기에서 극복에 성공한 기업을 보면 각 기업이 처한 상황별로 전략이 달랐음을 알 수 있다. 기업 상황은 두 가지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 선두 기업인지 후발 기업인지, 시장이 성숙기에 있는지 성장기에 있는지다. 이 기준을 적용해 보면 각각 네 가지 상황이 나온다. 하나씩 살펴보자.

선두 기업은 경기가 악화될수록 유리하다. 경기 침체기에는 소비자가 신뢰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잘 알려진 회사 제품을 구입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선두 기업은 불황을 잘만 활용하면 후발 기업의 추격으로부터 멀리 도망갈 기회를 얻게 된다. 성숙한 시장에서의 선두 기업이라면 불황기의 소비 심리를 잘 이용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86>경기 침체 때 기업 전략,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실제로 일본 생활용품 시장의 강자 가오(花王)는 1990년대 말 불황기에 엄청난 성장세를 이뤘다. 불황기엔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니 청소를 더 많이 할 것이란 점을 포착, 청소법이 자세히 소개된 청소도구 세트를 개발했다. 비싼 미용실보다는 집에서 하는 사람이 늘 거라고 생각, 샴푸처럼 감기만 하면 되는 셀프 염색 제품도 출시했다. 이처럼 불황기 소비 심리를 잘 이용한 가오는 엄청난 매출 신장세를 보였고, 최고 영업이익을 경신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성장하는 시장에서의 선두 기업이라면 적극 투자하는 것이 좋다. 불황 이후에 경쟁자가 몰려들지 못하도록 아예 진입 장벽을 치는 것이다.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86>경기 침체 때 기업 전략,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보안업체 세콤은본에서 처음으로 무인 보안시스템 시장을 개척했다. 이들이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려고 할 즈음에 불황이 찾아왔다. 이것은 오히려 세콤엔 호재로 작용했다. 세콤은 이 시기에 신제품 개발에 적극 투자하는 한편 TV 및 매체 등 광고 전략으로 적극 알렸다. 그 결과 세콤은 2007년에 연매출 6800억엔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럼 후발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마찬가지로 시장 상황에 맞춰 대응할 수 있다.

성숙 시장 내 후발 기업이라면 어떻게든 새로운 방식을 찾아 승부수를 띄우는 게 좋다. 이미 커진 시장에서 기존 경쟁자와 정면 대결해 봐야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86>경기 침체 때 기업 전략,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일본 중고책 서점 북오프도 서점 시장의 후발 주자로서 불황을 이겨 낼 새로운 묘수가 필요했다. 이들은 불황기에는 소비자들이 책 한 권 사기에도 부담을 느낀다는 것을 파악하고 기존 헌책방의 단점을 하나씩 없애 나갔다. 책 손질기를 개발, 낡은 책을 새 책처럼 변모시켰다. 헌책방 이미지를 벗어 내기 위해 밝은 조명 아래에 분야별로 책을 잘 분류해 정돈했다. 판매자가 책을 가지고 오기를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판매자 집으로 직접 찾아갔다. 비록 헌책이지만 상태가 괜찮고 새 책보다 저렴해 소비자 반응이 뜨거웠다. 그 덕분에 북오프는 2007년 기준 업계 전체에서 60%를 차지하는 선두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성장 시장에 있는 후발 기업이라면 한두 가지 역량에만 집중하는 게 좋다. 힘들어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장에서 어떻게든 버티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몸집을 줄이고, 한 가지에서라도 강점을 만들어야 한다.

1990년대 말 일본 인력파견 시장 후발 주자로 등장한 니혼에임은 인지도도 높지 않았고 특별한 차별점도 없었다. 불황으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하나만이라도 정말 잘하는` 회사가 되자는 생존 전략을 세웠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반도체 시장 한 곳만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시장에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파견 인력에게 교육과 실습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니혼에임이 파견하는 반도체 인력은 고객사의 생산성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일본 반도체회사 110여곳에 6000명이 넘는 인력을 파견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오늘의 아이디어

여러분도 불황의 먹구름이 밀려와 밤잠을 설치고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 기업이 선두 기업인지 후발 기업인지, 성숙 시장인지 성장 시장인지로 나누어 네 가지 유형에 따라 대응해 보자. 불황 위기가 기회의 발판이 돼 더 큰 성장을 이뤄 낼 수 있을 것이다.

정리=윤희정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