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협력사 갤럭시노트7 부품 재고 물량 전액을 보상한다.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후방산업 피해 우려가 커지자 내놓은 대책이다. 부품업계는 재고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가 보유하고 있는 갤럭시노트7 완제품 재고와 생산 중인 반제품 상태의 재고, 생산을 위해 준비한 원부자재를 전액 보상한다고 18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협력사 보유 재고를 파악, 신속하게 보상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보상 대상 협력사는 노트7과 관련된 70여곳으로 알려졌다. 총 보상 규모는 3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완제품 재고는 납품 단가 전액, 생산 중인 반제품 상태 재고는 진행 상황에 따른 공정 원가를 계산해 전액을 각각 보상한다. 원료나 원료에 곁들여 쓰는 재료를 뜻하는 원부자재는 협력사 구입 단가를 기준으로 전액을 보상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이번 보상이 부품을 공급한 2차 협력사, 가공 등을 담당하는 3차 협력사 보상으로 이어지도록 점검할 계획이다.
박종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구매팀장(부사장)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협력사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협력사 어려움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신속하게 보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부품을 못 쓰게 되거나 예상 출하량이 맞지 않을 때 보상 정책을 펼쳤다. 갤럭시노트7은 홍채인식을 비롯해 재활용하기 어려운 부품이 많고 주문량보다 늘려 제작한 물량도 많아 협력사 피해 우려가 컸다.
협력사는 환영의 뜻을 내놓았다. A 협력사 관계자는 “재고 손실 우려를 덜 수 있게 됐다”면서 “단종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반색했다.
재고 문제가 해결됐지만 피해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하반기 부품업계 주요 매출원으로 꼽혔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판매량이 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새로운 부품 개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지만 사업 기회가 사라졌다. 특히 홍채인식 카메라나 디지타이저 등 갤럭시노트7 전용 부품 생산을 준비한 기업은 설비 활용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라인과 인력을 보강했는데 주요 매출원이 사라지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갤럭시노트7 외 다른 제품 생산을 늘려 공급 기회를 만들어 주면 당초 우려만큼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매출 감소 등 경영에 부담을 겪는 협력사를 위해 다른 스마트폰 물량 배정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협력사가 투자한 갤럭시노트7 전용 설비는 앞으로 다른 모델에 적용될 수 있도록 별도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