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업 설비투자는 대체로 올해 부진을 털고 상승 반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 여건 개선과 함께 정부의 민간투자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 노력 등이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생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신규 투자와 노후 설비 교체 수요 등도 설비투자 견인 요인으로 꼽힌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과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제조업 가동률, 재고 조정 지속 등 불안 요인으로 설비투자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기업 활력이 떨어진 것도 불안 요인이다. 무엇보다 유가가 소폭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이 점차 낮아질 가능성이 짙다. 또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투자 위축 가능성도 있다. 금리 인상과 가파른 유가 상승 등으로 기업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수익성이 저하될 경우 투자 위축 가능성이 상존한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이 수익성 높은 분야 중심으로 선제 투자를 늘려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는 낸드플래시 반도체 양산을 위해 주요 업체들이 대규모 제조 장비를 도입하고, 디스플레이도 글로벌 수요 확대에 발맞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확충할 전망이다. 수출과 함께 설비 투자도 ICT 산업이 주도하는 형국이다.
이에 반해 기존의 주력 산업은 글로벌 경쟁 심화와 기업 구조조정 추진 등 보수 행태의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은 유지·보수 중심의 투자를 단행할 전망이다. 중국의 경쟁력 강화와 자급률 상승, 세계 보호무역주의 추세 등이 제약의 주요인이다.
하지만 자동차는 친환경차, 스마트차 등의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대규모 설비 확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장기로는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과 생산비 절감을 위한 설비투자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다.
올해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적게는 2%에서 최대 4%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반해 내년에는 대체로 2~3%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해 기저 효과를 감안하면 전면에 걸친 투자 확대로 해석하기에는 무리라는 평가다.
중장기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철강, 조선, 해운 등 주력 산업 설비투자를 대체할 신성장 산업 육성 여부가 설비투자 확대를 좌우할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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