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신형 맥북 터치바에 삼성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도입했다. 애플은 아이폰과 함께 맥북 디스플레이도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OLED를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PC에서도 OLED로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애플과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동맹으로 디스플레이 시장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발표한 신형 맥북 프로에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 터치스크린바용 OLED 패널을 탑재했다.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 A2 라인에서 생산한 리지드 타입 OLED다. 드라이버IC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트북과 터치바 간 연동 기능을 위해 기존의 드라이버IC 설계를 일부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맥북 프로에서 처음 선보인 OLED 터치바는 키보드 상단에 위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기존의 펑션(Fn)키 기능을 수행, 실행 프로그램에 따라 기능이 바뀐다.
올해 삼성전자, 델, HP, 레노버는 LCD 대신 OLED 패널을 탑재한 노트북을 선보였다. 선명한 화질, 얇은 두께 등 OLED의 장점을 살렸지만 흰색 바탕을 주로 사용하는 노트북에서 OLED 고유의 깊은 블랙 색상을 구현하기 힘들고, 흰색 화면을 주로 사용해 전력 소모가 큰 문제 등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혔다.
애플은 전체 패널이 아닌 터치바 용도로 OLED를 부분 채택했다. 블랙 화면을 기본으로 구현하기 때문에 선명한 화질, 낮은 전력 소모, 빠른 응답 속도 등 OLED의 강점을 누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맥북 프로 터치바에 OLED 패널을 적용한 이유는 두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OLED 패널은 구조상 백라이트유닛이(BLU)이 달린 LCD 패널보다 3분의 1가량 얇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애플의 맥북 시리즈의 연간 출하량은 세계 노트북 시장 5위로, 맥북 프로에 탑재된 OLED 패널은 면적 기준으로 볼 때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신제품 특장점으로 내세운 디스플레이 패널이 OLED라는 점은 의미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애플은 앞으로 선보일 맥북 시리즈에 LCD 대신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워치, 아이폰에 이어 맥북까지 주요 제품군에 OLED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애플이 맥북에 OLED 패널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세부 성능 테스트 등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OLED를 탑재한 아이폰이 시장에 등장하면 무게중심이 빠르게 OLED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아이폰에 OLED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를 중심으로 OLED를 채택한 신제품이 빠르게 증가했다. OLED를 탑재한 맥북이 등장하면 노트북 시장에서도 판도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애플의 주요 협력사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애플에 고해상도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를 공급한 LG디스플레이에서 중소형 OLED 중심의 삼성디스플레이로 비중이 이동할 수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가 빠르게 중소형 OLED 대량 양산 체계를 갖춰야 변화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LG 계열 팹리스 반도체 업체인 실리콘웍스도 아이폰용 LCD 드라이버IC를 공급해 왔기 때문에 비슷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