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2년간 10조원 규모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까지 아이폰용 OLED를 사실상 독점 공급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애플은 2년간 10조원 규모 중소형 플렉시블 OLED 패널 모듈 수급계약을 체결했다. 물량은 올해만 최소 7000만대에서 최대 9200만대로 파악됐다.
애플은 올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하반기에 첫 OLED 아이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모델명은 '아이폰7S 프로' 혹은 '아이폰8'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아이폰 출시 10주년에 전혀 새로운 OLED 패널을 탑재하는 만큼 '아이폰X' 같은 기존 시리즈와 전혀 다른 이름이 붙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애플은 OLED 아이폰과 함께 액정표시장치(LCD)를 탑재한 아이폰도 함께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첫 OLED 모델 시장 반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내년에는 아이폰 물량 대부분에 플렉시블 OLED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은 연간 2억대가량 팔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3분기까지 A3 라인에서 월 10만장 이상(6세대 마더글라스 기준) 플렉시블 OLED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수율을 감안해 최소 연간 7000만개, 최대 9200만개 수준의 패널 모듈을 공급하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첫 OLED 아이폰에 플렉시블 OLED를 채택하지만 실제 모양은 갤럭시S8처럼 양 끝이 구부러진 형태가 아닌 편평한 모양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애플이 요구하는 패널 곡률까지 현재 기술로는 구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애플은 더 높은 곡률을 삼성디스플레이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작년부터 A3 생산능력을 크게 증설한 만큼 내년에는 애플에 공급할 수 있는 패널 모듈이 1억대를 거뜬히 넘어설 수 있다. 내년 2분기까지 모든 전공정 설비 증설 투자분을 가동하면 월 12만~13만5000장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다. 5.8인치 기준 수율 60%를 가정하면 내년 연말까지 2억개 이상 패널을 양산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당면 과제는 플렉시블 OLED 수율이다. 리지드 OLED는 수율이 80% 이상으로 공정 기술이 안정됐지만 플렉시블 OLED는 기술 난도가 높아 수율이 50~60%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대한 A3 공장을 거의 풀가동 할 정도로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린 만큼 수율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까지 애플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공급할 수 있는 실질적 공급사는 삼성디스플레이뿐”이라며 “최대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가 정식 가동을 앞뒀지만 당장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삼성디스플레이 독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