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중고차시장서 200만원 더쳐준다

동급 내연차보다 비싸게 거래…내년 시장 활성화 기대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자동차가 동급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최고 200만원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거래량이 적어 일반 시세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전기차 연료비 등 뛰어난 경제성이 강점으로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2종에 불과한 중고 전기차가 내년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중고차 거래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 레이EV.
기아차 레이EV.
르노삼성 전기차 SM3.Z.E
르노삼성 전기차 SM3.Z.E

3일 중고차 거래업체 SK엔카, 보배드림 등에 따르면 르노삼성 전기차 `SM3 Z.E.` 중고차 시세가 동급 가솔린 차량보다 200만원 더 비쌌다. 기아차 2014년형 `레이EV` 중고차 시세도 동급 내연기관차 `레이`보다 약 100만원 높게 거래됐다.

레이EV와 SM3 Z.E. 2014년형 판매가격은 각각 3500만원, 4200만원으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구매 보조금(2000만~2300만원)을 지원받아 일반 내연차 가격과 비슷한 수준에 팔렸다. 전기차에 한해 취득세 등 약 400만원의 각종 세금 면제·감면 혜택을 감안하면 실제로 들어간 비용은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10% 이상 저렴하다.

결국 세금 혜택까지 합치면 전기차 총 구입비용이 일반 차보다 저렴한 데도 중고차 시장에서 값을 더 쳐 주고 있는 셈이다.

이는 서울·수도권과 제주 등 전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환경이 개선됐으며, 내연차보다 연료비가 적다는 인식이 대중에게 인지됐음을 의미한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전기차·충전기 구매·설치 지원금) 혜택과 지자체별 충전·주차 이용요금 무료 또는 50% 감면 지원도 전기차 시장 확산에 기여했다.

다만 이들 중고거래 사이트별로 전기차 물량이 10대 안팎이어서 일반 시세라고 예단하기는 아직 어렵다.

한 전기차 전문가는 “실제 전기차 중고 거래가 많지 않아서 일반 시세라 보기 어렵지만 연료비(전기요금) 등 운영상 경제성이 뛰어나고 전국에 충전 환경이 좋아지면서 시장 인식이 개선된 것은 명확하다”면서 “전기차 중고 거래 제약이 풀리고 내년에 다수 모델이 시장에 나오면 (전기차) 중고 거래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경부 전기차 민간 보급 정책에 따라 정부·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전기차는 구입 후 2년 동안 중고 거래가 금지된다. 현재 시장 출시 2년이 넘은 모델은 레이EV와 SM3 Z.E. 2종이다. 2013·2014년 판매 물량은 1000대 미만이다. 하지만 기아차 `쏘울EV`와 BMW `i3`가 2014년에 출시돼 내년부터 중고차 시장에 나올 수 있게 된다.

 

<전기차 vs 동급 내연차 중고 시세(자료: SK엔카, 보배드림 등)>


전기차 vs 동급 내연차 중고 시세(자료: SK엔카, 보배드림 등)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