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력 TV업체 S사가 내년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출시하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진영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일본 대형 고객사 확보와 함께 OLED TV 전체 시장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현재 OLED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전자에는 시장 확대라는 기회와 함께 OLED 진영 내 경쟁이 가속화되는 위기도 된다.
◇OLED, 프리미엄 TV 주도권 강화
올해까지 프리미엄 TV 시장은 LG전자를 필두로 한 OLED 진영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퀀텀닷 진영이 경쟁하는 구도였다.
퀀텀닷 진영에는 TCL, 하이센스 등 중국 제조사가 있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6에서는 독일 제조사 그룬디히도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OLED를 건너뛰고 퀀텀닷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서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로 직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OLED와 다른 길로 진화를 선택한 셈이다.
OLED 진영도 프리미엄 TV 주도권을 잡기 위해 힘쓰고 있다. 참여 업체 수는 OLED 진영이 더 많다. 중국 스카이워스와 창훙, 일본 파나소닉, 유럽 필립스와 뢰베 등 12개까지 늘었다. 여기에 소니까지 가세하는 것은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때 TV 시장에서 주춤하던 소니는 최근 70인치대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전하며 부활하고 있다. 특히 기술력 면에서는 여전히 높게 평가받고 있어 소니의 가세는 OLED 우수성을 홍보하기에 좋은 소재다.
◇OLED 내부 경쟁 가속
내년부터 TV 시장에서는 OLED 진영 내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올해까지는 LG전자가 사실상 혼자 시장을 이끌었지만 내년부터는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는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OLED TV 판매량 25만3800대 가운데 LG전자를 앞세운 우리나라가 24만2400대를 판매했다. 95% 이상을 LG전자가 점유했다.
그러나 일본 유력 TV업체의 참여와 파나소닉, 필립스 등 전통 강자들이 진출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는 그동안 순항하던 LG전자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가 일본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것에 난색을 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OLED TV를 내놓는 업체가 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것을 대비하고 있다”면서 “차별화한 화질 등으로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확대, LG디스플레이에 기회
OLED 시장이 커지는 것은 LG디스플레이에 큰 호재다. TV용 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는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서 시장 확대는 곧 판매처 확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OLED TV 시장이 성장하지만 당초 기대보다는 못한 상황이다. IHS도 OLED TV 시장 규모 전망치를 계속 낮추고 있다. IHS는 지난해 4분기 올해 OLED TV 시장 규모가 1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매 분기 전망치를 낮춰 3분기에는 68만대로 하향했다. LG전자가 초고화질(UHD)에 집중하면서 판매량이 다소 줄어든 것도 있지만 참여 기업이 많지 않으면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뜻도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TV업체 같은 대형 제조사가 참여하는 것은 시장 확대에 호재다. IHS가 단기 전망치는 수정하지만 장기로는 여전히 높은 성장을 점치는 배경에 OLED 진영 참여 업체가 늘고 있음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