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2016 결산|KBS 예능] 변화 시도했지만 ‘흔들’… 믿을 건 ‘언니쓰’ 뿐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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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유난히 예능에 약한 KBS는 올해도 역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간판 프로그램들을 폐지하고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론칭하는 변화를 시도했지만,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몇몇 프로그램들이 흥행 가능성을 보이면서 희망을 제시했다.

◇ 힘 못 쓰는 간판 프로그램…폐지와 혹평



올해 KBS 예능국은 ‘장수프로그램 폐지’라는 놀라운 패를 꺼내들었다. 2005년 첫 방송된 ‘위기탈출 넘버원’은 약 11년 만에 폐지됐고, 2009년 방영돼 최근 이창명 음주운전 물의 등을 빚은 ‘출발 드림팀 시즌2’는 7년 만에 사라졌다. 다양한 체육예능을 선보이던 ‘우리동네 예체능’은 2013년 시작해 약 3년 6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반면, 현재 방영되고 있는 간판 프로그램들은 영 힘을 쓰지 못하며 흔들렸다.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는 계속해서 조작논란에 휩싸이며 신뢰를 잃었다.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이범수, 기태용, 이동국 등 뉴페이스를 들였지만, 흥행 일등공신인 송일국과 아들 삼둥이의 빈자리는 너무도 컸다.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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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은 유의미했으나 결과가 미약한 경우도 있었다.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도 변화를 겪었다. 유호진 PD에서 유일용 PD로 메인 제작진을 교체한 것. ‘1박2일’은 여전히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고 있지만 참신한 아이디어 없이 추억 곱씹기에 머문 상태며, 게스트에 의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KBS의 유일한 토크쇼 ‘해피투게더 3’는 포맷 변경을 시도하며 시청률 하락을 막고자 했다. 하지만 게스트들이 가져온 추억의 물건을 사가는 ‘야간상점’, 단어를 색다르게 해석한 그림을 보고 정답을 맞히는 ‘백문이 불여일짤’ 코너는 처참했다. 토크쇼 본연의 힘을 잃었으며 재미 또한 사라져 여전히 고전 중이다.

‘개그콘서트’는 김준현, 김준호 등 스타 개그맨들이 빠진 후 더욱 맥을 못 추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시청률 한 자리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사라졌던 풍자개그가 다시 부활하며 시청률을 다시 회복하긴 했지만, 진정한 풍자가 아닌 흥행 기회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얻고 있다.

[ON+2016 결산|KBS 예능] 변화 시도했지만 ‘흔들’… 믿을 건 ‘언니쓰’ 뿐

◇ 파일럿과 정규...‘언니들’만 살았다

올해는 유독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많이 나왔다.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반응을 재빨리 살피며 실패 가능성을 줄이려는 전략이 점점 거세지는 것이다. KBS 역시 ‘구석구석 숨은 돈 찾기’ ‘어서옵SHOW' ‘노래싸움-승부’ ‘트릭 앤 트루’ 등을 파일럿으로 편성했다.

이중 ‘어서옵SHOW' ‘노래싸움-승부’ ‘트릭 앤 트루’ 등은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정규편성의 쾌거를 이뤘는데, 자리를 잡자 오히려 성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어서옵SHOW'는 스타들의 재능판매라는 참신한 소재와 신흥 엔터테이너 김세정을 남기며 흥행했지만 잠시뿐이었다.

파일럿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정규 편성된 예능도 있다. ‘살림하는 남자들’ ‘언니들의 슬램덩크’ ‘배틀트립’ 등이 그 예다. 과감한 투자를 한 점은 의미가 있지만, 안타깝게도 여기서도 두각을 드러낸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

[ON+2016 결산|KBS 예능] 변화 시도했지만 ‘흔들’… 믿을 건 ‘언니쓰’ 뿐

다만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끝까지 시청률을 잡지 못하며 인기가 시들해지긴 했어도, KBS 예능도 젊은 감각을 보여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방송 초반에는 막강한 동시간대 예능 MBC ‘나 혼자 산다’, SBS ‘정글의 법칙’, tvN ‘삼시세끼’ 등을 물리치고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다.

‘꿈’이라는 추상적인 소재에 서로 힘을 합쳐 모두의 꿈을 이뤄간다는 감동적인 주제는 공영방송 특유의 착한 예능을 실현하기에 충분했다. 남성 출연진 위주로 돌아가는 예능시장에서 여성 출연진들로만 멤버를 구성하며 추세를 바꾸려는 시도도 의미가 깊다.

유일하게 올해 성공을 거둔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내년 시즌2로 돌아온다. 내년 KBS 예능 판도를 바꿀 희망의 불꽃이 되어 좋은 성적의 예능을 양산해낼 수 있을지 기대해볼 법 하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