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차이나스타(CSOT) 11세대 LCD라인에서 패널을 외주 생산한다. 삼성과 TCL그룹 간 상호투자·교차구매 협력에서 외주생산이 추가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CSOT 11세대 LCD라인에서 생산하는 LCD 패널 10%가량이 삼성디스플레이 브랜드로 판매된다. 일종의 외주생산 방식이다.
TCL은 지난달 말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CSOT 11세대 LCD라인 설비 공사를 착공했다. CSOT 11세대 생산법인 `선전시화성광전반도체현시기술(G11)`에 삼성디스플레이는 21억위안(3500억원)을 투자, 지분 9.8%를 가지기로 TCL과 올해 9월 계약했다.
계약식에는 한갑수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리둥셩 TCL 회장을 비롯해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출신 김우식 CSOT CEO가 동석했다.
G11법인은 CSOT 자회사다. 자본금을 내년 말까지 215억위안(3조6700억원)으로 증자할 계획이다. COST와 선전시중대산업발전기금(선전시정부)가 각각 53%, 37%지분을 확보, 나머지 지분 9.8%(21억위안)를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질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G11법인에 투자키로 한 21억위안은 기존 CSOT 지분 8%(15억위안)를 프리미엄을 얹고 판 금액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CSOT 지분을 중국 투자업체 장강합익에 21억위안에 넘기고 받은 돈을 다시 G11법인에 투자키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TCL그룹 자회사 CSOT 지분 8%(15억위안)를 손자회사인 G11법인 지분 9.8%(21억위안)로 돌려받은 셈이다. TCL그룹은 투자계획 발표 당시 “현재 투자관계와 향후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사업계획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2일 장강합익에 지분을 넘겼다. 현재 G11법인에는 CSOT(선전시화성광전기술)만이 5억위안(853억원)을 출자한 상태다.
TCL이 11세대 LCD라인 착공식에서 밝힌 투자금액은 538억위안(9조2500억원)이다. 당초 투자계획(465억위안)보다 73억위안(1조2500억원)늘었다. 생산능력은 월 9만장에서 14만장으로 올라갔다. 43인치, 65인치, 75인치 TV용 대형 8K패널 생산이 주력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TV크기가 점점 커지는 추세지만 10세대 이상 LCD 투자에는 부담이 있다”면서 “G11법인 지분투자로 대형 LCD 패널 생산능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TCL과 삼성그룹 간 협력은 그동안 상호투자에 따른 교차구매였다. TCL은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수저우 8세대 LCD라인 법인(SSL)에 10%(1억달러)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수저우 8세대 LCD 라인에서 TCL멀티미디어로 LCD 패널을 공급하고 삼성전자는 CSOT에서 LCD 패널을 받아왔다. TCL멀티미디어는 TCL그룹 내 TV제조업체로 삼성전자 VD사업부에 해당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LCD TV 시장점유율은 5.5%로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CSOT 11세대 라인이 완공되는 2019년 11세대 LCD 패널 생산능력을 갖는다. 삼성전자도 삼성디스플레이 패널 구매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국내 LCD 라인을 연이어 정리하며 삼성전자 LCD패널 자체 조달 비율은 내려가고 대만 AUO, 중국 BOE 등 외부 패널 점유율이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샤프가 삼성전자에 패널 공급을 끊겠다는 최근 소식이 관심을 끈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 TV 시장 점유율과 삼성디스플레이 대면적 LCD 점유율 간 간극이 발생한 것도 올해부터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대형 LCD 패널(금액기준) 점유율은 지난해 21%에서 올해 16~17%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TV 시장 점유율(수량기준)은 지난해와 같은 2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