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컨센서스보다 영업이익이 1조원을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를 극복했고 소비자가전 실적이 급상승하면서 연간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삼성전자는 9일 4분기와 연간 잠정실적을 공시하고 연결기준 연간 매출 201조5400억원, 영업이익 29조22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작년보다 매출은 0.44%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10.64% 성장했다.
4분기 실적은 매출 53조원, 영업이익 9조2000억원을 달성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작년 동기대비 매출은 0.6% 감소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49.84% 성장했다.
삼성전자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은 갤럭시노트7 단종 충격을 단기간에 털어내고 `갤럭시S7 엣지`가 선전해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이 성장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전(CE)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실적 성장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IM부문 4분기 영업이익은 갤럭시S7 엣지 선전으로 약 2조1000억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큰 타격을 입어 간신히 적자를 면한 전분기(영업이익 1000억원)에 비하면 충격을 단기간에 털어내고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실적 개선 원동력으로는 갤럭시S7 엣지 신형 모델 추가, 갤럭시온7 등 중저가폰의 고른 판매가 꼽힌다. 증권가는 4분기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을 7750만대로 예상했다. 이는 갤럭시S7·S7 엣지가 처음 출시된 작년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IM부문 연간 영업이익은 총 10조4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노트7으로 인한 4조원대 손실을 기록하고도 2015년 10조14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갤럭시S7 엣지가 제 몫을 톡톡히 한 결과로 보인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작년 4분기 약 1조원 수준 영업이익을 확보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간 기준으로 작년 CE부문 전체 영업이익은 3조원 돌파가 기대된다.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한 2009년 2조8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2015년 1조2540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수익성을 크게 개선한 것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한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TV는 2세대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SUHD TV를 출시하고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 효과를 누렸다. 생활가전은 셰프컬렉션 냉장고, 무풍 에어컨, 에드워시·액티브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DS부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황 호조에 힘입어 작년 4분기 매출 약 23조원, 영업이익 약 6조원대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약 79조원, 영업이익 15조6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4분기 반도체는 D램 가격 호황과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로 평균거래가격(ASP)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가 증가하고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 이익폭이 늘면서 영업이익 1조원대를 다시 돌파한게 유력하다.
연간 기준으로는 디스플레이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2015년보다 소폭 줄었다. 상반기 발생한 LCD 수율 악화 문제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사업은 4분기에 전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약 1조원 이상 늘면서 연간 이익폭도 1조원 이상 성장했다.
<표. 삼성전자 2016년 4분기와 연간 잠정실적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