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울청사 앞 ‘출산지도’ 반대 시위 “여성을 자궁으로 치환하는 남성 중심적 시각 담겨있어” 비난
지난달 29일 행정자치부가 ‘대한민국 출산지도’를 발표한 가운데,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이를 비판하는 여성들의 시위가 열렸다.
앞서 행자부는 전국 243개 지자체의 출산 관련 통계를 정리한 ‘출산지도’에서 지자체별 가임기 여성 인구 수를 공개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날 오후 3시쯤부터 익명의 여성 40여 명은 1시간 동안 90문장에 달하는 구호들을 반복하며 목청껏 외쳤다.
이들은 “우량암소 통계 내냐, 출산지도 웬 말이냐”, “출산지도 만들 거면 우성 정자‧발기부전 지도도 만들어라”, “가임 거부, 가축 거부” 등의 직설적인 구호가 눈에 띄었다.
이어 ‘아기 자판기(Baby Vending Machine)’라고 적힌 자판기 모양의 빨간 천을 뒤집어 쓴 참가자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천의 앞쪽에는 빨간 버튼과 함께 ‘상품 나오는 곳’이라고 적힌 구멍이 뚫려 있었다.
한편 이날 시위를 준비한 BWAVE 측은 “모든 여성에게 출산을 의무화하지 않는 이상, 가임여성 숫자와 저출산 대책은 아무 관련이 없다”며 “출산지도는 여성을 자궁으로 치환하는 남성 중심적 시각이 담겨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선진국에서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이 아닌 사회가 자녀 양육 책임을 부담하고, 출산한 여성의 일자리를 보장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한민국은 이런 노력 대신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