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노트7 사태에도 불구하고 매출 200조원을 돌파하고, 3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53조3300억원, 영업이익 9조2200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4분기 실적은 메모리,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3조800억원 증가했다. 부품 사업은 △서버용 SSD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호조 △반도체 첨단 공정 비중 확대 △LCD 패널 판가 강세 △OLED 패널 생산성 향상 등으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대폭 개선됐다.
세트 사업의 경우 IT·모바일(IM) 부문은 갤럭시 S7 판매 호조와 라인업 효율화를 통한 중저가 제품 수익성 개선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개선됐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프리미엄 TV 판매가 증가했지만 패널 가격 강세에 따른 수익성 하락과 생활가전 B2B 사업 신규투자 영향 등으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4분기 반도체 사업은 고성능·고용량 제품 공급 확대에 따른 메모리 실적 성장으로 매출 14조8600억원과 영업이익 4조95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올해 메모리 사업은 낸드는 V-낸드 투자에 집중해 64단 V-낸드 공정 전환에 주력하고, 고성능 서버용 SSD 등 프리미엄 시장 대응에 주력해 기술 리더십 강화와 함께 수익성을 지속 확보할 계획이다.
D램도 10나노급 D램 공정 전환을 본격화해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고용량·고성능 등 고부가 제품 판매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4분기 디스플레이 사업은 매출 7조4200억원, 영업이익 1조3400원을 달성했다. 4분기에 고객 다변화를 통한 OLED 판매 증가와 UHD 중심의 고부가 TV 패널 판매 증가로 인한 LCD 분야 실적 개선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향상됐다.
올해 디스플레이 사업은 전년 대비 실적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IM 부문은 매출 23조6100원, 영업이익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무선 사업은 갤럭시노트7 공백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S7·S7 엣지와 중저가 모델의 견조한 판매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IM부문은 전년 대비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가 예상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차별화된 디자인과 혁신 기능을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고, 중저가 스마트폰은 방수방진, 지문인식 등 기능도입으로 제품 경쟁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삼성 클라우드`와 `삼성 페이` 적용 모델과 지역을 확대하고, 전략 모델에는 인공지능(AI) 관련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개발에서 제조까지 품질 관련 전체 프로세스를 전면 개편하고, 재발 방지 대책과 함께 전문 인력을 보강하는 등 고객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체제를 확립할 계획이다.
4분기 CE 부문은 매출 13조6400억원, 영업이익 3200억원을 기록했다.
TV는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등 연말 성수기 프로모션 강화 속에 SUHD·커브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는 확대됐지만 패널 가격 상승과 환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전년 동기 대비 `애드워시` 세탁기와 `셰프컬렉션` 주방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은 성장했지만, B2B 부문 신규 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올해 TV 사업은 QLED TV 중심으로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 확대에 역점을 두고, 생활가전은 `패밀리허브 2.0` 냉장고, `플렉스워시`세탁기 등 혁신 제품과 스마트 가전 강화, B2B 투자 본격 확대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4분기에는 원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며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약 3000억원 수준의 긍정적 환영향도 발생했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삼성전자는 지난 2~3년간 고부가 제품에 주력하고 전략적 투자를 통한 부품 사업 경쟁력 강화 노력이 결실을 거둬 매출 201조8700억원, 영업이익 29조2400억원의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시설투자는 25조5000억원을 집행했다. 이 중 반도체가 13조2000억원, 디스플레이가 9조8000억원 수준으로, 반도체 중 메모리와 시스템LSI 비중은 약 8대 2다.
지난해 시설투자 규모는 당초 발표한 27조원에 조금 미치지 못하지만 이는 디스플레이 투자 집행 과정에서 연말 투자 중 일부가 올해로 이월된 영향이 컸다. 올해 시설투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올해 삼성전자는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대비 실적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는 고부가 가치 제품 판매 확대와 10나노급 D램, 64단 V-낸드 전환을 지속 추진하고, 시스템LSI는 고객사 다변화와 고부가 제품 공급 확대, 10나노 제품 공급에 주력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OLED 패널은 고부가 플렉서블 제품의 외부 거래선 공급을 확대하고, LCD는 수익성 개선에 노력할 방침이다.
IM 부문은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가 예상되지만, 제품 안정성 강화 등 소비자 신뢰 회복과 함께 디자인·기능 차별화와 AI 등 사용자 경험 강화를 통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CE 부문은 QLED TV, `패밀리허브 2.0`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와 더불어 생활가전 B2B 투자를 확대하고, 스마트 가전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1분기 전사 실적은 전분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부품 사업은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가격 강세 지속과 시스템LSI 10나노 양산 본격화, OLED 거래선 신제품 수요 확대 등이 예상되나, 세트 사업은 계절적 요인으로 TV 판매 감소와 무선 마케팅 비용 증가로 실적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장기로는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전장사업 부상 등 IT 업계 패러다임 변화가 본격화 됨에 따라 부품 사업은 신규 수요가 확대되고, 세트 사업은 새로운 디자인과 제품군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의 경우 빅데이터 처리를 위한 서버용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전장·AI용 칩셋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며, OLED 분야에서도 스마트폰 폼팩터 혁신 등에 따른 고부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트 사업의 경우 클라우드·AI 등 단말 솔루션 중요도가 확대되고, 스마트홈 등 연결성의 확산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변화들을 통해 중요한 신규 사업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대내외 정세 변화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 아래 인수합병(M&A)·시설투자 결정과 신성장 동력 발굴 차질 등 중장기 사업 추진 전략에 있어 어려움도 예상된다.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현황 (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