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애플, 지식재산권 가격 깎으려 소송한 것" 반격

특허를 무기로 불공정 행위를 했다며 애플로부터 소송당한 반도체 기업 퀄컴이 반격에 나섰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는 25일(현지시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애플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방어했다고 포브스 등 미국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애플은 세계 최대 모바일 반도체 기업 퀄컴이 휴대전화 핵심 반도체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려고 불공정 행위를 했다며 10억달러(약 1조1670억원) 청구 소송을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부 연방지법에 제기했다. 중국에서도 퀄컴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2건의 소송을 냈다.

몰렌코프는 “애플 주장은 억지가 많으며 결국 이 소송은 지식재산권 가격을 둘러싼 상업분쟁”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기술을 이용해 수십억달러 이익을 창출하는 애플이 우리 기술을 싸게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퀄컴은 애플의 주장처럼 반독점법 위반 등 규제당국이 개입할 사안이 아니며 단순히 특허 가격을 둘러싼 분쟁이라고 주장했다.

데렉 에벌리 퀄컴 회장은 더 강하게 애플을 비난했다.

그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퀄컴을 조사한 것이 애플 영향이 컸다고 시사했다.

그는 “애플이 세계 각국의 규제당국이 퀄컴의 사업을 공격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규제당국에) 사실을 잘못 전달하고 정확한 정보는 차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FTC가 독점적 지위 남용 혐의로 퀄컴을 캘리포니아 주 연방법원에 제소하고 한국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한 것을 애플 탓으로 돌린 것이다.

애벌리는 “애플은 핵심기술에 거의 투자하지 않고도 우리의 노력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본 기업중 하나이며 퀄컴 기술로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좋은 스마트폰 공급사가 됐다”며 컴퓨터 제조업체였던 애플이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재기한 게 퀄컴의 덕택이었음을 강조했다.

또 “애플의 주장을 법정에서 듣게 된 것을 환영한다”면서 “애플의 무책임한 주장과 잘못을 증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