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종합┃‘너의 이름은. 내한’] 아시아를 홀린 이유…신카이 마코토는 허투루 만든 게 없다

사진=황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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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이예은 기자] 국내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를 새로이 써내려가고 있는 영화 ‘너의 이름은.’의 연출을 맡은 신카이 마토코 감독이 내한했다. 스크린에서 멀어지고 있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한국에 방문한 건 300만 관객수 돌파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다.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셀레나홀에서 열린 영화 ‘너의 이름은.’ 앙코르 내한 기자 간담회 현장에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참석했다.



‘너의 이름은.’은 꿈속에서 몸이 뒤바뀐 도시 소년 타키와 시골 소녀 미츠하,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기적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넘어서며 국내 역대 일본영화 흥행 1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개봉 31차에 들어선 후, 3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시종일관 대답이 끝날 때마다 ‘감사합니다’고 덧붙였다. 2월의 서울이 이토록 추울 줄 몰랐다고 말하며 따뜻할 때 다시 오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해 웃음을 자아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개봉했을 때 왔었는데, 한 달 만에 300만 관객을 넘은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이렇게 많이 봐주신 게 놀랍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사진=황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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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재관람 열풍(N차 관람)이 집중되고 있는 현상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어제 무대인사를 했는데 모두 최소 3번은 봐주신 분들이었다. 그 중에는 50번 이상 보신 분도 계셨다. 한국의 350만 명의 관객수 중에 얼마나 많은 분들이 반복을 해서 본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는 100만 명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저에게는 아주 행복한 일이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너의 이름은.’은 영화 속 스토리뿐만 아니라, OST도 큰 사랑을 받았다. 국내의 여러 음원사이트에 상위권에 랭크되며 앨범 판매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에 OST를 부른 래드윔프스의 보컬 노다 요지로가 얼마 전, 내한해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래드윔프스를 두고 “이번 영화를 위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해주셨는데, 동시에 고생도 많이 시켰다. 레드윔프스는 자기 세계관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작업의 어떤 과정이 있어서 그들에게는 여러 가지로 곤란한 면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음악을 같이 만들어가는 것은 굉장히 불안한 일이었다.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 길을 가고 있었고, 어쩔 때는 ‘너의 이름은.’과 맞지 않는 음악이라고 반복해서 말하기도 했다. 레드윔프스는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었고, 저는 ‘왜 내가 생각하는 대로 안 나오는 걸까’ 하는 짜증이 나는 느낌도 있었다. 그래서 거의 싸움 직전의 순간까지 가기도 했다”고 솔직한 마음을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어느날 레드윔프스가 ‘우리는 다른 장소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고, 같은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같은 목표와 방향을 가지고 간다는 것이 타키와 미츠하 같다는 생각을 한다’는 메일을 보내줬다. 짜증났던 마음이 다 사라지고 사랑스러운 마음이 생겼고 앞으로 더 열심히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결과물이 잘 나왔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사진=황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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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성인 남성의 감독이 두 고교생 주인공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짚어낸 점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음과 동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한국 관객들에게도 아저씨가 우리의 감정을 어떻게 잘 아느냐고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저는 단순히 젊은이들은 본인이 어른이 되었을 때의 모습을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든다. 저희들은 어느 날 갑자기 어른이 되는 게 아니라 어린이부터 어른이 되어가는 연속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거기서 변화를 느끼고 어렸을 때 느꼈던 기쁨과 슬픔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퇴화가 될 수 있지만 어렸을 때의 것들이 남아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너의 이름은.’의 한국 배급사 측은 더빙판을 위해 전국 성우 오디션을 본다고 발표했다. 이에 관하여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한국의 수입사에 모두 일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타키 역의 캐스팅에 많이 신경써주셨으면 좋겠다. 진지한 분위기도 있기에, 우습지 않게 여자와 남자의 목소리를 자연스럽게 잘 소화하시는 분이면 좋겠다. (더빙) 오디션을 하는 것은 정말 뛰어난 아이디어라고 생가하고, 좋은 지원자를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시아 6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국내에서도 신드롬적인 사랑을 받고 있기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아직 구체화 된 사실이 없다고 운을 떼며 “이번 ‘너의 이름은.’을 많은 사람들이 봐주셨고 특히나 젊은 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셨다. 그래서 다음 작품도 엔터테인먼트 성향이 강한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영화와 다른 성격이겠지만, 과연 다음에도 저희가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 때도 이만큼의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하는 능력을 증명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예은 기자 9009055@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