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ICT 수출 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
`MWC 2017`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자동차, 인공지능, 가상현실(VR) 등 모바일을 바탕으로 융합 신산업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커넥티드카 등 모바일 융합상품 상용화가 눈앞에 다가오며,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등장했다.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은 급변하고 경쟁은 갈수록 치열하다. ICT 수출 돌파구를 위해 정확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MWC 2017이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장에서 ICT 수출에 몸담고 있는 정부, 업계, 협회 전문가가 모여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참석자(가나다순)
△김정관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 실장
△박혜린 옴니시스템 회장
△이한범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 부회장
△장홍성 SK텔레콤 솔루션기술원장
사회=김동석 전자신문 부국장
◇사회(김동석 전자신문 부국장)=ICT 수출 대전망을 담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우선, MWC 2017 관람 소감을 부탁한다.
◇도경환(산업통상자원부 실장)=MWC에 처음 왔다. 이런 전시회를 개최한다는 사실 자체로 스페인이 부럽다. 우리나라도 IT·전자·자동차 산업 강국이다. 충분한 경쟁요소를 갖고 있음에도 못하고 있다. 대규모 전자산업전을 우리나라가 유치했으면 한다.
기대에 비하면 아주 획기적이진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목표를 향해 글로벌 업계가 전력을 다해 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4차 산업혁명은 플랫폼과 업종 융합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자동차 부문에서 스마트카가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 스마트 팩토리를 앞세우며 플랫폼 경쟁으로 가고 있다. 어디가 강점인 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집중해야 한다.
◇박혜린(옴니시스템 회장)=CES에 이어 글로벌 기업의 움직임을 몸으로 느끼고자 왔는데, 역시 생각했던 만큼은 아니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혁명적 변화가 다가왔다는 것은 분명했다. 3차 산업혁명 시대까지는 더 빨리 생산하자와 대량 생산라인을 중시하는 시대였다. 4차 산업혁명은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 비용을 줄이는 등 줄이는 쪽으로 가고 있다. 커넥티드 개념 역시, 연결된 상태에서 이것저것 확인해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과정이다. 생산성 측면에서 노동력을 줄이는 게 아니라, 여러 간접비를 줄이고자 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특징이다.
◇장홍성(SK텔레콤 솔루션기술원장)=모바일 박람회 MWC 행사는 5G 커넥티드카,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다. 화두를 갖고 모든 기업이 움직인다. 어떤 식으로 차별화해 경쟁에 이길 것인가에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이한범(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 부회장)=MWC는 30년째다. MWC는 이동통신 사업자 중심이다. 950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회원사 중심이다. 글로벌 업계는 전통적 통신료 기반 비즈니스에서 다른 방향을 모색하는 장이다. AI, VR, AR이 나온 지 3년밖에 안 됐다. 하지만 사람이 들어서면 자동으로 켜지는 전등도 일종의 AI다.
MWC는 CES와 연계해 열리면서 사업 판도를 바꾸고 있다. CES에서 자율주행차가 화두였다면 MWC에서는 `커넥티드카`를 화두로 설정하고, 무선통신의 변화를 논의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사회=ICT 강국 대한민국이 MWC와 같은 대표 전시회를 유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에 공감하고 있다.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해 보자.
◇김정관(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MWC와 같은 전시회를 한국에서 진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전시장이 없다. 24만 평방미터(㎡)급 전시관이 있어야 MWC 규모 전시회를 유치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코엑스가 5만㎡, 킨텍스가 10만㎡ 급이어서 할 수가 없다. 잠실에 12만~15만㎡ 급 전시장을 짓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이 공간이 완성되면, 코엑스를 연계해 15만~16만㎡ 정도 전시관으로 대규모 전시회를 유치할 수 있다.
계획은 이미 서울시에 제출했고, 확정 단계다. 곧 공사가 시작될 것이다. 산업계와 정부의 협조와 노력이 절실하다.
MWC를 지켜본 소감을 이야기하면, CES와 차별의 정도가 희석되고 있다. CES는 일렉트로닉에 초점을 맞춘 융·복합 기술 서비스가 화두가 됐다. MWC는 이동통신 기반 응용 서비스와 제품이 나오고 있다. AI와 커넥티드카 등이 통신과 빅데이터처리 소프트웨어(SW) 능력을 융합한 쇼다. 2개가 계속 따로 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이한범=우리나라도 MWC 전시회를 유치하려 수차례 검토했다. MWC는 2023년이면 바르셀로나를 떠나 순환한다.
전시회를 하기 위해선 정책을 바꿔야 한다. 싱가포르 정부 정책을 참고할 만하다. 싱가포르 정부는 홍콩에서 열리는 전시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면 50억달러씩 커미션 주고 사온다. 그러면서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정책과 연계할 기회로 삼는다.
우리나라 전시회는 정부가 아닌 개인사업자 중심이다. 과감한 투자가 어렵기 마련이다. 전시관이 16만㎡로 넓어진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서울시에 호텔 룸 5만개가 확보돼야 하는데, 현재 2만개밖에 없다. 이런 조건을 보고는 전시회 주체가 이동을 안 한다. MWC, MWC 상하이, CTIA가 이름을 바꾼 MWC 아메리카도 있지만, 유치가 어렵다.
◇김정관=현재 잠실에 준비 중인 전시관이 확정만 되면, 글로벌 유치전에 뛰어들 수 있다. 다 지어 놓고 이후부터 유치전에 나선다면 전시관을 일정기간 비워둬야 한다. 확정만 되면 곧바로 글로벌 전시회를 유치할 계획이다.
◇이한범=우리에게도 기회는 있다. 가전전시회인 IFA가 아시아에서 열린다고 하는 데, 아시아 IFA를 끌어와야 한다. 지금 중국 선전에서 타진하고 있다. 중국은 MWC를 상하이로 유치했고, CES도 상하이에 유치하면서 IFA까지 노리고 있다. IFA 정도 되면, 브랜드 값을 주고서라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시회로 키워나가면 좋다.
◇사회=우리나라도 월드IT쇼(WIS), 한국전자전(KEA)이라는 큰 행사가 있다. 다만, 행사 주체인 주관기관과 정부의 의지가 약해 활성화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MWC 핵심주제 중 하나가 커넥티드카다. 커넥티드카 대응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논의해 보자.
◇김정관=먼저 개념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 커넥티드와 자율주행의 개념을 혼용해 사용한다. 자율주행은 운전자 없이 스스로 운행하는 차를 의미한다. 자율주행을 포함해 운전자가 운전 중 다른 정보를 이용하고, 자동차끼리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포함한, 더 크고 포괄적인 개념이 커넥티드카다.
커넥티드카는 모바일 전시회 핫 아이템이 될 수밖에 없다. 통신을 활용해 운전자가 다른 것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바일이 커넥티드카의 중요한 구성요소가 된다.
자동차가 기술적으로 발전해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차가 되는 모든 과정이 커넥티드카에 포함된다.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빅데이터 처리 능력, SW 능력 등 드라이버가 다른 걸 많이 할 수 있게끔 하는 방향으로 점점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 모바일을 사업 기반으로 하는 통신사, 일반 전자회사도 당연히 커넥티드카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내년, 내후년에는 훨씬 더 진보된 커넥티드카 개념과, 운전자가 즐길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도경환=자율주행은 차가 운전자 없이 알아서 하는 개념인데, MWC를 보니 차 자체보다 차와 통신정보, 서로 간에 정보 융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요한 것이 5G 개념과 성능이다. 차가 100㎞/h 넘는 속도로 이동하는 데, 순간적으로 통신이 이뤄져야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자동차 개념도 통신 쪽을 많이 강조했다.
5G는 통신과 센서 성능을 강조한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의 또 다른 특징이다. 신이 인간을 창조한 것처럼,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인간은 뇌를 모방하고 있다. 머리와 몸을 다 만들면 남은 것이 센싱이다. 사람이 느끼는 것과 똑같은 센싱까지 완성되면, 사람에 가까운 새로운 존재가 완성될 것으로 생각한다.
◇장홍성=자동차를 보면 현재까지 연결된 것은 차에 스마트폰을 놓고 내비게이션을 활용하는 정도다. 자동차 자체가 커넥티드 성능을 갖춘 것은 아니다.
커넥티드카는 데이터 연결이 핵심이다. 자동차에서 나오는 데이터가 굉장히 많다. 지금도 센서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외부로 나가지 않고 내부에서 끝난다. 알람이 있다면 운전자에 주고 끝내는데, 그 알람을 승객에게 주지 않는다. 커넥티드카가 완성되면 자동차 자체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자동차끼리 통신하고, 사람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안전 관점이 확장된다. 4G보다 5G가 되면 커넥티드카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커넥티드카 상용화는 2020년께로 예상한다. 보통 전시회에서 스키마(기초개념)를 잡고 이야기를 하면, 수년 내 실현되는 경우가 많다.
◇사회=MWC 2017에는 5G 이통, IoT, VR, AR 등 융합서비스가 많이 나왔다. 인프라 측면에서 진화가 지속된다. 가장 핵심적으로 살펴봐야 할 트렌드는 무엇인가.
◇장홍성=스마트폰, 스마트시티, 스마트미디어 등 `서비스`가 많이 표출됐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요소 기술로는 IoT, 빅데이터, 5G 이통 등이 숨어있다. 커넥티드카 역시 이 같은 요소 기술이 발현된 것이고, 스마트 커머스도 마찬가지다. 뚜렷한 관전 포인트를 잡아내는 것은 어렵다.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를 이야기하자면, 모든 기업이 프레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예를 들어, 에릭슨 부스에 가보면, 혼자 전시해놓은 것이 아니라 여러 기업 상품을 동반 전시했다. 강점을 내버리지 않으면서 파트너를 내세워서 한다. 우리나라 수출기업도 많은 데, 이처럼 파트너와 게임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도경환=MWC 2017 슬로건이 `모바일. 그 다음 요소`라고 했다. 4차 산업혁명은 플랫폼 경쟁이라고도 했다. MWC는 `움직이는`, 즉 모바일 관련 플랫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스마트폰은 플랫폼 역할로서 전화, 카메라를 넘어서 개인비서가 탑재되는 기기가 됐다. 자동차에 중점을 둔다고 하면, 커넥티드카 역시 여러 플랫폼 중에서도 모바일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김정관=MWC를 현재와 미래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 MWC의 현재를 보자면, 스마트폰 대전쟁이 벌어졌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차지한 스마트폰 시장에 다른 저가폰 업체가 뛰어들면서,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스마트폰 대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까지 포함한 전쟁이 현재의 전쟁이라 볼 수 있다.
미래를 놓고 보면 5G 이통 기반 제품과 서비스 경쟁이 시작됐다. 커넥티드카 같이 더 나은 서비스와 기술을 선보이기 위한 글로벌 업계 노력이 두드러졌다. 5G 기반 AR, VR, 로봇, 드론 IoT 같은 새로운 디바이스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다.
◇사회=MWC는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해 그해 먹거리를 판가름하는 장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10억대 규모로 성장했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빠진 경쟁이 옳은 방향일까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삼성전자, 애플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70%를 넘는다. 이걸 빼고서 스마트폰 경쟁이 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다른 또 하나를 보면, 일본 업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박혜린=커넥티드라는 개념은 이미 몇 년 전 예측된 것이고, MWC 행사를 통해 보여주었다. 이제 넥스트를 보여줄 차례다. 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
개인적인 삶을 위한 휴식,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일을 하지 않을 권리, 그런 것이 다음 단계의 어젠다가 아닐까 생각한다.
NTT도코모에서 감동 깊게 본 솔루션이 있다. 벼농사를 짓는 플랫폼이 땅의 수분, 온도 등을 체크하고 적정한 강우량을 계산한다. 강우량과 일치하지 않으면, 드론으로 물을 뿌려서 보충하는 솔루션이다. 이런 부분이 일본이나 애플이 앞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을 위한다고 만든 모든 것으로부터 우리가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대해서도 생각할 때가 왔다.
자동차 회사는 커넥티드카로 새로운 삶이 열릴 것으로 본다. 커넥티드카 시대 자동차는 하나의 휴대폰과 같다. 애플이 휴대폰에 가죽케이스를 제공하는 것과 같이 사람은 내 차는 특별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아날로그를 커넥티드화하는 수공업 장인이 필요한 시대가 올 것이다.
자동차 회사는 부품회사로 전락할 수 있다. 휴대폰을 공급하는 사람보다, 조립을 잘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한범=내비게이션이 나왔고, 360도 영상 카메라 같은 기능은 젊은 층이 선호한다. 국산 자동차 경쟁은 솔루션 시대다. 젊은 사람 10명 중 9명이 외제차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휴대폰은 문자와 음성밖에 안됐다가, 이제는 모바일을 이용해 하루 일과를 모두 스마트폰으로 처리한다.
국산차는 변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전남과 전북을 연결하는 도로에서 사고가 많이 나는 구간이 있다. 차량에 와이파이를 탑재, 연결해 위험을 알려주면서 예방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을 결국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업체는 조립만 한다. 완성차 업체는 중소기업이 만든 거 조립하는 데 그친다. 자동차 업체가 개발하는 것이 별로 없다. 브랜드 파워로 끌고 가는 수준이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350개, 휴대폰 회사가 10만개라고 한다. 애플이 MWC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기술을 노출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 시장도 이 같은 기술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본다.
◇사회=MWC가 수출산업 활성화 계기가 돼야 한다. 도로에 안개가 끼면 경고하는 기술이 인상 깊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와 협회는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나.
◇김정관=정부 역할이 많다. 새로운 융·복합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과 기업의 아이디어가 활성화 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규제가 많다. 규제가 정부나 기업의 발목 잡는 경우가 많다. 드론과 자율주행차가 중국에 비해 늦어지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규제 때문이다.
문화적 한계도 있다. 융·복합 기술이 활발히 일어나기 위해선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 기업이 자체 아이디어는 물론, 외부 아이디어와 협력한 생태계가 제대로 도출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기업과 개인이 자기가 가진 건 감추고 다른 사람에게 받으려 하는 문화가 강하다.
기술 분야는 투 트랙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첨단으로 가는 시장과 전통적인 시장이 있다. 우리나라 기업과 정부가 수출에 있어서도 투 트랙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기존 제품에 대해선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지켜나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결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구축해 나갈 역할이 필요하다.
통신망도 수출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상당히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SK텔레콤은 통신망 구축 기술이 앞서 있는데, 아직도 통신망 구축이 안 돼 있는 국가에 망을 구축해주고 서비스도 같이 진출하는 것은 좋은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삼성전자가 인도 지오와 4G LTE 계약을 체결했다는 데, 이처럼 개발국가 중에는 3G만 되는 나라가 여전히 많다. 텔콤이라는 업체를 만났는데, 해외 나갈 때 방법이 없어 막막해 했다. 거대 이통사가 해외 진출 시 같이 나가는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
◇도경환=초연결과 초진화를 이야기하는 데, 중소기업, 스타트업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기반이 없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 플랫폼을 중소기업 기술력, 아이디어와 결합해 진출해야 한다.
이를테면, `융합 얼라이언스` 형태가 필요하다. 대-중소기업 업종 간 합치는 융합 촉진 플랫폼을 활성화해야 한다.
해외 대기업이 많이 왔는데 글로벌 파트너스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대기업·중소기업이 융합하고, 해외 확산에 대해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
정부 조직으로도 융합이 돼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산업간 융합이 핵심이지만, 미래부와 산업부가 따로 떨어져 있다. 부처 간 융합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제조업 서비스화도 필요하다. 기업이 무엇인가를 하려고 할 때 개인정보 등 규제에 걸린다. 규제가 몇 십개, 몇 백개 있는데, 풀어 주려면 규제 가진 부처에서 전화를 안 받는다.
네거티브 규제 심사회의라는 것이 있는데, 이런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규제는 무조건 풀라고 했다. 규제를 갖고 있으면 장관이 해명하라고 한다. 104개 규제가 올라와 97개가 풀렸다. 규제가 필요하다면, 그 존재 이유에 대해 기업 대신 정부부처가 해명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예산은 늘려가고 있고, 더 늘려야 한다. 산업부가 중점을 두고 하는 부분이다.
◇장홍성=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4대 기업은 MWC에 나오지 않는 대신, 자체 개발자 포럼과 행사를 한다. 여기에 나오지 않아도 개발자를 모을 수 있는 파워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MWC에 나가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생태계를 꾸려나갈 만한 기업이 나와야 한다.
4대 기업은 SW 기반 회사다. SW기업은 생산성이 10배에서 100배까지 차이난다. 하드웨어는 2~3배 차이에 그치기 마련이다. 능력자가 흘러들어올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 정부도 인재가 제대로 대접을 받고 돈을 벌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우리나라 현실은, 인재가 다 미국으로 가버린다. 구글이나 아마존에 취직해 가버린다. 우수한 인재를 받아줄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한 탓이다.
◇사회=인력 생태계 문제는 정부 역할도 있지만, 기업 역할이 중요하지 않나.
◇박혜린=규제를 풀거나 만드는 프로세스가 똑같이 움직여야 한다. 중소기업 아이디어를 탈취하는 행위에 대한 규제는 강화돼야 한다. 원천기술 역시 방어벽을 만들어야 한다. 드론 규제, 자율주행차 규제를 무조건 풀어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산불이 났을 때 드론이 체크를 하고 자율주행차가 알아서 갈 수 있어야 하는데, 필요한 부분이 발생할 때마다 그것을 먼저 풀어줘야 한다. 이 같은 경험치가 쌓이고, 현장에서 어떻게 적응하는 지를 파악해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양으로 똑같이 나누는 것은 배제해야 한다.
◇사회=175개 한국 기업이 MWC에 나왔다. 예산이 남으니, 지원해주니까 나가자는 마인드로 나오는 기업도 있는 게 사실이다. 제대로 하고 싶은 기업에게 지원해야 하는데, 예산이 있다고 하기 싫은 기업도 지원하는 경우가 있다고 본다.
◇이한범=CES와 MWC 등 대형 전시회에 참가하는 강소기업 통계가 안 잡힌다. 전시회 나오는 목적이 천차만별이다. 개별기업이 참여하는 경우도 있고, 정부와 협회의 지원을 받아 50%를 부담하니, 저렴하다고 해서 간다거나, 여행성으로 전시회에 참가한 사례도 있다.
부처 간 중복도 심하다. 어느 부처 건 4차 산업혁명을 하고 있고, 중복해 지원한다. 여행목적으로 지원을 이용하는 기업이 있는 게 사실이다. 나오지 않아야 할 사람이 나오고, 나오고 싶은 사람이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중국의 사례를 주목할 만하다. 중국 정부는 해외 원조사업을 하면 화웨이 같은 자국기업을 밀어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책이 다 쪼개버리니까, 정책 지원과 수출전략까지 원스톱으로 가야하는데, 정책은 A가 짜고 수출은 B가 담당하는 식으로, 균형이 맞지 않는다. 통신사는 상생 전략을 잘하는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중소기업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 출전시켜야 한다.
◇사회=모바일과 AR, VR 등 융합 세상이 오고 있다. 정부와 기업에 제언을 부탁드린다.
◇박혜린=기업가는 동물적 감각을 지니고 있다. 큰 시야에서 보면 산업 움직임이 보인다. 어디에 뭐가 있는 지, 넥스트라는 게 10년 후, 내년 먹거리가 무엇이 될 지를 예측하는 마인드를 기업인이 가졌으면 좋겠다.
기업인은 많은 것을 포기하고 MWC에 온다. 기업이 최대한 빠르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채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한범=MWC 참가 협의회 등을 구성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KOTRA),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등 지원기관이 제각각이다 보니 지난해에는 한국관의 태극마크가 다 다를 정도였다.
올해는 그런 문제의식에 따라 통합한국관을 구성했다.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KOTRA는 부스를 운영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IoT, VR, 디바이스 소프트웨어·솔루션 등 전문협회에게 업무를 이양하고, KOTRA는 부스 전략을 세우는 방식으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전시회 지원을 할 때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출전선수를 뽑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전시산업기본법이 통과돼야 한다. 수출 정책을 담당하는 산업부가 역할을 전담하도록 하고, 부처 간 협업을 위해 총리실 산하에 ICT 운영 협의회를 설립하는 일도 고민해 볼만하다.
◇장홍성=외국기업을 보면 공유와, 개발, 협력을 잘한다. 파트너와 같이 무엇인가를 했다 이런 식으로 한다. 반면, 우리 기업은 자기 완결이다. 우리 기업과 정부가 개방과 공유의 정신을 확대해야 한다.
◇김정관=거버넌스 문제를 빠뜨리기 어렵다. 우리나라 가장 큰 문제는 정부부처가 제품별로 나눠져 있다. 수출과 관련해서도 IT는 산업부에, 해산물은 해수부에 나눠져 있는 식이다. 적어도 수출 만큼은 한 부처에 몰아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MWC에 나온 중소기업은 자신의 기술과 수준,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고, 깨닫고 간다. 나와 보지도 못하고 연구개발 생산품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런 중소기업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와 기술 트렌드를 알릴 필요성이 절실하다. 정부 또는 협회가 해야 한다.
◇도경환=4차 산업혁명으로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부정적 시각이 많다. 그렇다면 할 필요가 없는 문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지능화, 초연결 특성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모바일 플랫폼 시장이 대표적이다. 전시회 참여 여건은 실질 운영에서 개선점을 반영하겠다. 정부가 나를 따르라는 식으로는 안 되고,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바르셀로나(스페인)=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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