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데이터랩 신설, 무선 상품전략 강화'…삼성전자 조직개편 단행

삼성전자가 미루고 있던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에 인공지능(AI)랩과 빅데이터랩을 신설하고, 무선사업부 상품 전략 기능을 강화했다. 전장사업팀 내에는 시너지그룹을 신설했다. 이번 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기소로 총수가 부재중이지만 시급한 업무를 위해 실무 중심의 포인트 인사를 실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일자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이하 VD사업부), 무선사업부, 생활가전사업부, 전장팀에 대한 조직 개편 및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는 주로 소비재 사업 부문 쪽에 집중됐다.

'AI·빅데이터랩 신설, 무선 상품전략 강화'…삼성전자 조직개편 단행

VD사업부는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VD 개발팀 내 선행개발 그룹을 차세대 SW 기술 중심으로 재편했다. 소프트웨어센터 소프트웨어 플랫폼팀장 겸 VD SW개발그룹장을 맡고 있는 이효건 부사장이 선행개발그룹장도 겸임한다. 선행개발그룹 산하에는 AI랩, 빅데이터랩, 인터랙션랩을 신설했다.

새로운 연구소 설립은 TV 하드웨어(HW) 경쟁력을 넘어 SW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김현석 삼성전자 VD사업부장 사장은 최근 '라이프스타일 TV' 시대를 언급하며 소비자 생활과 밀착된 TV를 선보이겠다고 선언했다. AI와 빅데이터로 TV 사용자를 분석하고 인터랙션 기술로 소비자와 더 쉽고 편리하게 소통하겠다는 전략이다.

무선사업부에서는 상품전략팀이 사업부장 직속으로 이관됐다. 상품전략팀은 기존의 전략마케팅실에 속한 조직이었다.

삼성전자가 고동진 사장 직속으로 상품전략팀을 배치한 것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주춤해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애플, 화웨이 등과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좀 더 새로운 상품 전략을 통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또 무선사업부 직속이던 '기술전략팀'과 '기술관리팀'도 '기술전략팀'으로 통합했다. 고동진 사장의 의사결정을 더욱 신속하게 지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무선사업부는 개발실 내 '서비스비즈팀'을 신설했다. 서비스비즈팀은 '전략파트너십그룹' '비즈디벨로프먼트그룹' '서비스비즈전략그룹' 등으로 구성해 스마트폰을 기업 업무에 활용하는 서비스와 사업 모델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 개편과 함께 보직 변경도 단행됐다.

영국 보다폰에서 단말기 디렉터를 맡다가 삼성전자에 합류한 패트릭 쇼메 부사장이 상품전략팀장을 맡았다. 상품전략팀은 이번 개편에서 사업부장 직속으로 바뀌어 패트릭 부사장이 고동진 사장에게 직보를 하게 된다.

구윤모 전무는 새로 생긴 서비스비즈팀장을 맡고, 윤한길 전무는 상품전략팀 IoT상품전략그룹장이 됐다.

전장사업팀은 직속으로 시너지그룹을 신설하고 대외협력 그룹을 폐지했다. 하만과의 융합을 최우선 하겠다는 것이다. 시너지그룹은 지난달 인수를 완료한 하만과의 시너지 창출이 핵심 목표다. 시너지그룹은 전장사업팀장인 박종환 부사장이 겸임한다.

생활가전사업부는 글로벌제조팀 내 유사 기능을 통폐합했다. 기존 글로벌제조지원그룹, 글로벌 부품혁신그룹, 제조운영그룹을 글로벌제조지원그룹으로 통합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는 꼭 필요한 조직 변동과 이동 재배치”라면서 “VD사업부는 미래를 준비하는 측면에서 볼 때 3개 랩을 신설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HW 개발 중시에서 이를 넘어 최근 SW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온 것과 같은 맥락”이라면서 “3개 랩을 신설하고 관장하는 이효건 부사장의 역할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조직 개편 주요 내용>


삼성전자 조직 개편 주요 내용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