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내놓았다. 1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고, 전체로도 역대 2위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이후 실적 전망도 밝아 양사 모두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9.9조원으로 사상 최대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4% 늘었다. 영업이익은 48.2% 급증했다.
호실적의 배경은 반도체 사업부 이익 확대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지금 '초호황' 국면이다. 원가 경쟁력과 점유율에서 가장 앞선 삼성전자는 경쟁 메모리 업체보다 훨씬 높은 이익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1분기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만 6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한다.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할 정도다. 주요 업체가 공격적인 증설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이번 호황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에도 실적 확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시스템LSI사업부 역시 10나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양산에 따라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추정됐다. 2분기 갤럭시S8 판매가 시작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는 1분기 매출 6조8000억원대, 영업이익 1조2000억원대로 전년 동기 대비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은 약 8000억원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700억원 손실에서 1조원대 흑자로 전환했다.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지만 대형 LCD 패널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했고, 중소형 OLED 수요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IM(IT·모바일) 사업부는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플래그십 모델 공백, 갤럭시S8 마케팅 비용 지출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영업이익은 2조2000억원 안팎으로 전 분기 대비 12%,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수준이다. 갤럭시S7·갤럭시S7엣지는 1분기에만 약 900만대 판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방어했다.
갤럭시S8·갤럭시S8플러스 판매가 시작되는 2분기에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갤럭시S8 시리즈 연간 판매량이 6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작보다 약 1200만대 많은 수치다. 2분기 IM 부문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약 70% 증가한 3조7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계절적 성수기에 갤럭시S8 판매 효과가 시작돼 실적 전망이 좋다”면서 “반도체, IM, CE 부문 성수기 효과로 1분기 대비 증가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LG전자도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매출 14조6605억원, 영업이익 9215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09년 2분기 이후 최대다. 지난해 단독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조성진 부회장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생활가전 사업에서 LG 시그니처를 비롯해 트윈워시, 매직스페이스 등 프리미엄 제품 글로벌 출시를 확대하면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TV는 올레드 TV와 나노셀 TV를 앞세운 듀얼 프리미엄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 효과를 거두면서 수익 구조가 탄탄해지고 있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지난해 진행한 사업 구조 개선에 힘입어 5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인력 재배치, 원가 구조 개선 등 사업 구조 조정을 마무리한 효과가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까지 G5 손실 대부분을 털어냈다. 지난달 10일 국내 출시된 G6의 판매 호조가 힘을 보탰다. 특히 G6는 2분기부터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2분기 실적은 한층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당초 1분기 MC사업본부 영업적자는 약 130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잠정 실적이 발표된 이후 500억원으로 추정치가 대폭 낮아졌다”면서 “분명한 것은 G6 글로벌 판매가 본격화하는 2분기 MC사업본부 실적은 1분기보다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현황(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
< LG전자 분기별 실적 현황(단위:억원), 자료:LG전자>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