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이통사 “정상경영 어렵다” VS 소비자 반응은 엇갈려

[이슈분석]이통사 “정상경영 어렵다” VS 소비자 반응은 엇갈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공약을 발표하자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이통사는 우려를, 소비자는 환영을 표했다. 이통사는 기본료 폐지가 현실화하면 최대 5조4000억원 적자가 발생, 당장 생존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위적·일괄적 요금인하가 아닌 경쟁을 유도하는 통신비 절감 정책에는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통사는 정권 교체기마다 기본료 1000원 인하, 가입비 폐지 등 인위적 요금 인하를 경험해오며 통신비 인하 압박을 예상했다. 그러나 월 요금 1만1000원 인하는 충격이라는 반응이다.

2016년 기준 이통 3사 영업이익 합계는 3조5976억원이다. 기본료 1만1000원을 일괄 인하할 때 7조9345억원 손실이 발생, 4조3369억원으로 적자 전환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사업자는 적자전환에 따라 지속적인 사업을 영위할 근간을 잃게된다”고 말했다. 마케팅 비용을 줄여 유통망에 악영향을 끼치며 궁극적으로 4차 산업혁명 기반이 될 5세대(5G) 이동통신망 투자여력을 잃고, 국가 경쟁력 약화로도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이통사는 기본료 폐지가 현행 요금상품 구조를 오해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2G, 3G 시절에는 요금설계에 설비투자비를 반영한 기본료와 정액요금에 바탕을 두고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늘어나는 '종량제' 구조였다.

하지만 롱텀에벌루션(LTE) 시대 기본료와 통화료 구분이 없이 전체 상품과 수익구조에 기반을 두고 설계한 '통합요금제'로 변화하면서 기본료 개념이 무의미해졌다고 주장했다.

통신유통업계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통신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번에 통신사 7조원대 수익을 하락시키는 정책을 과연 실현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반응은 엇갈렸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기본료를 폐지할 때 이통사가 다른 명목으로 요금을 인상할 수도 있다”면서 “소비자에게 실질적 가계통신비 혜택을 가져다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기본료는 이통사 요금고지서에 표시되지 않은 숨은 요금”이라면서 “요금 설계과정에서 정확히 모든 이용자에게 1만1000원 정도를 부당 징수하고 있으므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기본료 폐지에 대한 찬성이 압도적이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