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8·갤럭시S8 플러스 예약 판매 100만대를 목표로 내걸었다.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갤럭시노트7 판매량(40만대)을 두 배 이상 넘은 수치다. 갤럭시노트7으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고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13일 “갤럭시S8과 갤럭시S8 플러스는 지금까지 선보인 갤럭시 시리즈 가운데 최고의 안정성과 품질을 갖췄다”면서 “전작보다 예약률이 확실히 좋고, 임직원 모두 한국에서만 예약 판매 100만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S8 시리즈는 7일 이동통신사·알뜰폰을 통해 사전 계약을 시작, 엿새 동안 72만8000대를 돌파했다. 일 평균 10만대 이상 예약 가입이 이뤄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추세라면 갤럭시S8 예약 판매가 끝나는 17일까지 100만대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록을 모두 갈아 치우는 '신기록 행진'이다.
갤럭시S8 시리즈는 21일 한국, 미국, 캐나다 지역에 가장 먼저 출시된다. 인공지능(AI) 음성비서 빅스비는 출시 시점에 기능을 80% 활용할 수 있다. 5월 1일부터 완벽한 한국어 버전 빅스비 사용이 가능해진다. 중국 출시도 '빅스비' 서비스 개시 시점에 맞췄다. 현지 제조사에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자체 경쟁력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각오다.
고 사장은 “5월 중순 갤럭시S8을 중국에 출시하고 6월에는 빅스비 중국어 버전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2013년에 이룬 성과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6GB 램·128GB 내장메모리를 갖춘 대용량 갤럭시S8 플러스를 한국과 중국 시장에만 출시한다. 고사양 제품에 대한 한국,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조치다.
고 사장은 “메모리 용량을 늘리는 게 기술적으로 어려운 건 아니지만 새로운 모델이 추가되다 보니 재고 관리 등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 “그럼에도 최고 제품, 최고 사양을 원하는 한국과 중국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고용량 모델 출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출시하는 갤럭시S,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듀얼 에지(곡면형) 디스플레이'만 탑재한다. 평평한 플랫형 디스플레이는 더 이상 장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듀얼 에지 디스플레이의 공급 안정성을 해결했다는 방증이다.
50만원 중가형 라인업인 갤럭시A 시리즈에 듀얼 에지 디자인을 적용할 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갤럭시J, 갤럭시온 등 30만원대 이하 제품군에는 듀얼 에지 디자인을 적용하지 않는다.
고 사장은 “지난해 갤럭시S7 출시 석 달 전부터 해외에서 화면이 작은 모델에도 듀얼 에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생산 수율(불량 없는 양산 비율)이 낮아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석 달 전까지만 해도 내부에서 '도자기를 굽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율이 만족할 수준으로 올라가지 않았지만 임직원이 모두 노력한 결과 수율 문제를 완벽하게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듀얼 에지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아이덴티티(정체성)로 가져갈 계획”이라면서 “제품 출시 이전에 10만개를 대상으로 갤럭시S8 시리즈 해체 검사를 했기 때문에 책임자로서 그 어떤 제품보다 안전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