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음 달 평택 반도체 신공장을 가동한다. 경기도 기흥, 화성에 이어 세 번째로 '삼성 반도체 클러스터'가 탄생한다. 평택 공장은 단일 반도체 생산 라인으로는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가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에 '슈퍼 성장 엔진'이 하나 더 장착되면서 경제 파급 효과도 기대된다. 신공장 1기 가동에 새로운 일자리 15만개가 창출된다. 평택은 기업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임직원이 대거 평택으로 이동하고, 주요 협력사가 평택 인근에 공장이나 사무소를 속속 개소하면서 지역 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하순부터 경기도 평택 18라인의 시험 가동에 들어간다. 2015년 5월에 착공한 지 2년 1개월 만에 이뤄지는 첫 가동이다. 현재 평택공장 건설은 거의 완료됐다. 첫 생산 장비 반입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곳에선 최첨단 64단 3D 낸드플래시가 생산된다.
평택 18라인은 복층 구조로 설계됐다. 단일 반도체 생산 라인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3D 낸드플래시 기준으로 1층은 월 웨이퍼 투입량이 10만장, 2층은 20만장 등 총 생산 용량이 30만장에 이른다. 경쟁사가 최근에 지은 반도체 신공장 생산 용량이 20만장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평택 18라인은 약 50% 넓다. 1층 생산 용량이 2층의 절반인 이유는 각종 사무, 복지 공간으로 할애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6월 첫 가동 시 1층 4만장을 시작으로 하반기에 4만장 규모 생산 설비를 추가로 들여놓는다. 시황이 좋으면 남은 공간에 2만장 규모의 투자를 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공장 가동 첫 해에 1층을 꽉 채우게 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는 평택 고덕산업단지의 총 면적은 283만㎡(약 85만평)이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화성사업장(약 159만㎡)이다. 평택은 이보다 면적이 두 배 가까이 넓다. 이번에 가동하는 평택 18라인은 79만㎡(약 23.8만평) 규모다. 앞으로 18라인 같은 규모의 공장을 두 개는 더 지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18라인에만 투입할 투자액 규모는 총 15조6000억원이다. 공장과 주변 인프라 건설에 5조6000억원이 쓰였다. 장비 투자에는 10조원이 사용된다.
한국은행 산업연관표 상의 생산·고용유발계수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 평택 18라인이 가동되면 26조원 생산 유발과 15만명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수많은 1차 상장·비상장 삼성전자 장비 재료 협력사도 평택공장 가동의 혜택을 받고 있다. 평택공장 가동을 계기로 평택시에 입주해 있던 기존의 30여개 1차 반도체 장비 재료 협력사 외 20여개 협력사가 인근에 새로운 공장이나 사무소를 짓고 있다. 평택시 관계자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공장이 가동되면 경제 활성화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평택공장 가동을 시작하지만 공식 준공식은 회사 안팎의 상황을 고려, 추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