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업체 피에스케이(PSK)가 지난해 미국 신규 고객사 유치에 이어 일본의 유력 이미지센서 업체에 장비 공급을 추진한다. 피에스케이는 그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주로 장비를 공급했다.
12일 피에스케이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유력 고객사에 처음으로 장비를 공급한 데 이어 일본 회사와도 공급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에는 장비 공급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에스케이는 전 세계 드라이 스트립(Dry Strip) 반도체 장비 1위 업체다. 드라이 스트립 장비는 노광 공정 후 남은 포토레지스트(PR) 찌꺼기를 날리는 역할을 한다. 업계에선 이 장비를 '애셔(Asher)'라고도 부른다.
피에스케이는 지난해 2분기 미국 유력 반도체 업체를 신규 고객사로 확보했다. 미국 업체가 중국에 메모리 공장을 지으면서 피에스케이 장비를 구매했다. 장비 성능과 납기일 준수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거래를 트자마자 해당 고객사로부터 '베스트 협력사상'을 수상했다. 이에 따라 지속 공급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업체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거래하는 피에스케이에 러브콜을 보냈고 공급이 성사된 것으로 안다”면서 “피에스케이가 해당 장비 시장에서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최대 고객사인 국내 업체도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구매 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년 일본 고객사에도 장비가 공급되면 피에스케이가 장기 성장 기반을 보다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국내 업체의 3D 낸드플래시 투자 확대, 해외 신규 고객사 확보 등에 힘입어 올해 피에스케이의 매출이 작년보다 20% 이상 오른 2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 역시 작년보다 50% 가까이 성장한 300억원 중후반대로 점쳐졌다. 영업이익률은 20%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등 장비를 보유하지 않으면 달성하기 힘든 이익률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드라이 스트립 장비 시장 규모는 2억4490만달러로 전년 대비 0.3% 성장했다. 피에스케이는 9090만달러 매출을 기록, 37.1% 점유율로 램리서치(27.8%)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히타치하이테크놀로지(13.5%), 맛손테크놀로지(9.2%), 알박(6.8%)이 피에스케이와 램리서치 뒤를 따랐다.
피에스케이는 전체 매출액에서 60% 이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드라이 스트립 장비 외에도 건식 클리닝장비와 어드밴스드 건식 세정장치(에치백), 웨이퍼레벨(WLP) 패키징 공정용 리플로우(Reflow) 장비와 디스큠(Descum) 장비 분야에서도 실적을 확대할 계획이다. 건식 클리닝 장비는 가스 반응 방식을 활용하는 것으로 습식 클리닝 공정 대비 패턴 손상이 적다. 리플로우 장비는 패키지 기판과 실리콘 칩(Die)을 열로 접합할 때 쓰인다. 디스큠 장비는 패키징 공정에서 남은 찌꺼기(scum)를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