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시장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분기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년에도 메모리 시장은 계속 좋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31일 삼성전자는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19조9100억원, 영업이익 9조96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 14조5300억원에서 반도체사업부가 차지한 비중은 68%를 웃돌았다.
반도체사업부 영업이익률은 무려 50%.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 45.7% 대비 4.3% 포인트 확대됐다. 이 같은 영업이익률은 반도체 업계 전체를 통틀어 최고 수치다. SK하이닉스(영업이익률 45.6%)나 마이크론(30%대)도 연일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단연 톱을 달리고 있다. 이유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기술 면에서 가장 앞서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이 높다는 것은 원가 경쟁력이 가장 우수하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D램에선 1x 나노 제품을 제대로 양산하는 업체가 삼성이 유일하다. 3D 낸드플래시 역시 의미있는 수준의 출하량을 기록하고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이날 메모리 고점 논란도 잠재웠다. 내년에도 메모리 수급 상황은 공급이 부족한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전세원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전무는 “1x D램, 3D 낸드는 기술이 어려워 (증산이 이뤄질지) 불확실하다”면서 “내년 수급은 전반적으로 타이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영 삼성전자 IR 전무 역시 “내년에도 메모리 사업은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기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다만 삼성전자는 핵심 이익원인 D램 시장에서 점유율을 조금씩 잃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D램 시장 매출액 점유율은 46.5%였다. 지난 2분기 이 수치는 45%로 소폭 떨어졌다. 반면에 지난해 점유율이 20.25%였던 마이크론은 2분기 23% 점유율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D램 시장 점유율은 25.75%였으나 지난 2분기에는 이 수치가 27%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보다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이 D램 시장에서 더 성장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다. 올해 점유율을 잃었는데 내년에는 회복할 계획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전 전무는 “내년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 제시 어렵지만 시장 성장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썬 내년 D램 물량을 공격적으로 늘릴 계획이 없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내후년 이후 삼성의 메모리 공급 전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3분기 시스템LSI사업은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양산이 본격화되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로 이미지센서 공급이 확대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파운드리 사업은 10나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매출 증가로 3분기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4분기에는 OLED DDI 공급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모바일 AP와 이미지센서 수요 감소로 시스템LSI 실적은 3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파운드리 역시 실적 성장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회사는 거래선과 응용처 다변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