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자동차 AP '엑시노스 오토' 내놓는다

신경망처리장치 설계 블록 내장...美 퀄컴과 치열한 경쟁 예고

삼성전자 엑시노스 AP
삼성전자 엑시노스 AP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도 내놓는다.

자동차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NXP·르네사스·인피니언 등 전통의 강호와 인텔·퀄컴 등 모바일 및 PC 시장 간 강자가 맞붙는 대결 구도로 재편됐다. 스마트폰 AP 강자인 삼성전자도 이 대열에 뛰어들면서 앞으로 차세대 자동차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삼성은 특유의 양산 경쟁력과 모바일 분야 성공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부품(DS) 부문 시스템LSI사업부는 차량용 AP '엑시노스 오토'를 개발, 이르면 올해 안에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 독일 아우디와 삼성 계열사로 합류된 전장업체 하만 등 주요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엑시노스 오토는 자동차 부품 안전 규격을 만족시킨 삼성 최초의 차량 시스템 반도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산형 제품은 자동차 기능 안전성 국제 표준 ISO 26262 가운데 차량안전등급(ASIL) B를 만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ASIL은 A부터 D 등급까지 있다. D가 가장 높은 안전 등급이다. 엑시노스 오토는 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나 디지털계기판, 헤드업디스플레이(HUD) 구동용으로 쓰일 예정이어서 B 등급을 만족시키면 완성차 적용이 가능하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지난해 1월 아우디에 스마트폰 AP를 변형해서 공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공급한 엑시노스는 기존의 스마트폰용 제품을 변형한 형태였다”면서 “새롭게 개발되는 제품은 동작 조건, 안전성, 생산 유지 기간 등이 모두 자동차 전용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엑시노스 오토의 초기 제품에는 삼성 AP 시리즈 가운데 최초로 인공지능(AI) 연산을 위한 신경망처리장치(NPU) 설계 블록이 내장된다. NPU는 신호 스위칭 체계를 마치 사람의 뇌 세포처럼 구성해서 기계학습 소프트웨어(SW) 프레임워크를 더 빠르고 더 높은 전력 효율로 돌릴 수 있다. 자동차에 탑재된 이미지센서로부터 받은 영상 신호 분석에 NPU가 활용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차선, 장애물 등을 더욱 효과 높게 인지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구성할 수 있다.

엑시노스 오토에는 NPU 외에도 롱텀에벌루션(LTE) 모뎀 기능이 통합돼 있어 항시 인터넷에 접속돼 있는 차량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당장 아우디 차량 내 탑재 비중을 높이기 위해 미국 퀄컴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디는 퀄컴 제품을 주력으로 탑재해 왔다. 엑시노스 오토 제품군에 LTE 모뎀 기능을 탑재하는 이유도 이 같은 경쟁 구도와 맥이 닿아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차량 전용 AP를 개발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5년 11월 아우디와 거래 관계를 트면서부터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신규 차량 라인업이 완성된 만큼 아우디 외 다양한 완성차 업체와 전장 고객사 대상으로 영업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