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이 가고 봄이 온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강추위도 어느새 한발 물러선 것이 느껴진다. 매섭던 칼바람도 견딜 만해졌다. 얼마 전에 '비가 내리고 싹이 튼다'는 우수도 지났다. 이제 곧 경칩이 지나면 완연한 봄이 올 것이다.
계절은 봄이 오지만 우리나라 산업계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수출 위주 산업 구조인 한국에 세계 경제의 양강인 미국과 중국이 연일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세탁기, 태양광, 철강 등 다양한 산업에 세이프가드와 관세 부과 등을 거론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우리 기업에 반도체 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말라며 정부 차원에서 시장에 개입하고 나섰다. 무역 분쟁을 중재하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있지만 미국과 중국은 나 몰라라 하며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이들의 자국 이기주의가 어디까지 갈지 우려된다. 미국과 중국이 자국 이기주의를 내세우면서 전 세계로 확산되는 무역 전쟁도 변수다. 미국과 중국 간 대립은 물론 유럽연합(EU) 등 다른 지역 국가와도 대립이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역사에서 과거 보호무역주의가 횡행했을 때 장기로 보면 보호무역을 행한 국가와 기업이 더욱 큰 어려움에 처했다. 정부의 보호 아래 안주하면서 본연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경쟁이 제한돼 시장도 왜곡됐다.
우리 기업은 시련을 통해 더욱 단단해져야 한다. 미국과 중국 이외의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제품 경쟁력도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한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 자연의 섭리는 언제나 반복된다. 보호무역주의와 자유무역주의가 반복되는 세계 경제의 흐름과 역사도 반복된다. 역사 속에서 누가 승자였고, 승자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