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 이후 생존자 정신적 고통 여전…"패잔병 죄인 취급에 극단적 생각까지.."

사진=천안함 사건이 화제가 되며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천안함 사건이 화제가 되며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천안함 사건이 화제가 되며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생존자들의 심경을 담은 인터뷰 내용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천안함 생존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 및 대면조사 자료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56%가 “살아나가는 게 어렵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일부 생존자들은 자신이 ‘패잔병’으로 낙인찍힌 채 살고 있다고 생각하며, 여전히 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었다.
 
과거 한 매체에 따르면 생존자 A씨는 “자살까지 생각했지만, 부모님·친구들을 생각해 못 죽었다”며 “그래서 마냥 웃고 즐거운 척하며 버텼지만 3월이 되면 숨기기 어려워지고, 5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똑같다”고 말했다.
 
현역 B씨는 “아직도 사회 전반에 천안함은 ‘경계에 실패한 패잔병’이라는 인식이 만연하고, 그런 인식이 고위층에서도 상당하다”며 “‘보상 얼마나 받았어’ ‘너희는 인사이동 신경 안 써도 되잖아’와 같이 무심코 던진 말에 당사자들은 화가 많이 난다”고 호소했다.
 
생존자 C씨는 “지금도 순간순간 ‘욱’하고, 잠을 자는 상황에도 악몽에 시달린다”며 “엘리베이터도 혼자 타지 못하고, 방에 불을 켜고 방문을 활짝 열어놓고 잔다”고 했다. 이어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면 기록이 남고, 이 때문에 취직이 안 될 것 같아 두렵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호국보훈협회는 “천안함 생존자들 중 심각한 부상으로 국가유공자로 지정된 3명을 제외하고는 국가로부터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천안함 침몰 사건은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께 백령도 서남방 2.5km 해상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제2함대 소속 초계함 천안함(PCC-772)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로 격침된 사건이다.
 
승조원 104명 중 40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으며, 58명의 장병이 구조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