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발표한 80조원대 투자·고용 계획은 '혁신성장'과 '일자리'라는 문재인정부 국정운영기조와 '사회적가치'와 '딥체인지'를 강조하는 SK의 의지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SK의 신산업 투자와 대규모 고용계획이 정부의 의지와 맞물리면서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지 주목된다.
◇'사회적 가치' 공감대
SK는 연내 8500명 신규채용, 3년간 2만8000명 고용창출 계획으로 '일자리'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과 발걸음을 맞추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온 기업의 '사회적 가치'가 문재인 정부 국정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SK가 강조하는 사회적 가치는 스타트업·벤처, 협력사, 사회적기업과 혁신아이디어와 생태계를 공유해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SK가 동반성장펀드를 향후 3년간 6200억원으로 확대하고, 협력사 교육 등을 위한 동반성장센터 설립, 사회적기업 전용펀드(110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 자체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하에 건강한 생태계를 확립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려는 의지다.
이는 대기업을 일자리 창출의 핵심 동력으로 인식하고 참여를 독려해온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강조하는 정책 방향과도 일치한다.
문재인 정부는 에코세대의 노동시장 유입으로 향후 3~4년간 청년일자리 문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 강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김 부총리도 “민간과 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주체인만큼, 대기업도 함께 노력해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딥체인지로 혁신성장 기여
최태원 SK회장은 '딥체인지'를 통한 혁신으로 문재인 정부 경제기조인 '혁신성장'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3년간 80조원 투자를 통해 기업의 자체 성장 동력을 찾는 동시에, 국가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동참하겠다는 의지다.
SK는 주력사업인 △반도체〃소재(49조원) △에너지 신산업(13조원) △차세대 ICT(11조원) 분야에서는 리더십을 강화하도록 차별화된 기술력과 생산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수요 대응과 낸드 생산량 확대를 위해 충북 청주공장 신규 건설 등 생산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투자액 10조3000억원을 해마다 늘려갈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부문 등 기존 사업경쟁력 강화는 물론 전기차 배터리 등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ICT 분야에서는 SK텔레콤의 뉴ICT 전략을 통한 미래 가치 기술을 적극 발굴하고, 5세대(5G) 이동통신 등 혁신 네트워크에 집중투자할 전망이다.
SK투자 계획 중 미래 모빌리티(5조원)와 헬스케어(2조원)은 신사업으로 분류된다. 미래모빌리티 분야에서는 SK텔레콤을 통해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전기차 배터리 등 기술력을 확보하고, 쏘카를 통해 자동차 공유 등 미래 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합성신약과 백신개발, 전문의약품 생산에 주력한다.
최태원 SK 회장은 “새로운 세상으로의 변화를 위해 기업의 내부자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추구해 나가겠다”면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민경제의 선순환에 기여하는 기업 본연의 역할에도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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