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최은희가 16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최은희는 최근 일주일에 사흘씩 신장 투석을 받는 등 건강이 악화되어 병원에서 치료 도중 사망했다.
1926년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7년 '새로운 맹서'로 스크린에 데뷔해 1960년대 로맨스빠빠,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어느 여대생의 고백으로 은막의 최고 스타로 군림했다.
고인은 1953년 영화 코리아로 신상옥 감독과 만나 결혼했으며, 이후 신감독과 이혼했지만 1978년 6개월 시차로 나란히 북한에 납치되어 그 때 당시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지난 2016년 방송된 종합편성 채널 MBN '아궁이'에서는 영화감독 신상옥과 영화배우 최은희의 납치 사건을 다룬 바 있다.
당시 MC 주영훈은 "1978년 신상옥과 최은희가 홍콩에서 사라졌었다. 영화계의 환 획을 그었던 분들인데 갑자기 납치를 당했었다. 정말 세상이 시끄러웠다"라고 전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에 한 시사 전문가는 "당시 안기부에서도 납북 상황 파악하는데 한 달이나 걸렸었다. 최은희는 보트 관광 중 강제 납북을 당했고, 납북 과정에서 마취 주사까지 맞았다고 한다"라고 덧붙여 충격을 안겼다.
문화평론가는 "신상옥은 최은희가 실종되자 아내를 찾기 위해 홍콩으로 떠났지만 신상옥마저 실종을 당했다. 그게 납북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MC는 패널들에 "북한에서는 어떤 반응이었냐"라고 물었고, 전 북한 기자는 "실종된 두 분이 김정일과 찍은 사진이 있다. 그 당시 사람들은 왜 왔을까에 대한 궁금증보다 북한에 왔다는 사실에만 주목을 했다. 납치라고 생각을 못 했던 이유는 북한 사람들이 보지 못했던 신상옥의 세련된 옷차림 때문이었다"라고 답했다.
북한에서 총 17편의 영화를 찍은 두 사람은 8년 뒤 오스트리아에서 극적으로 탈출해 1999년 고국으로 돌아왔다.
고인은 귀국 후 노령에도 끊임없이 영화를 향한 열정을 불태웠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