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솔믹스가 중국에 쿼츠(Quartz)와 실리콘(Si) 제조 합작사를 설립한다. 쿼츠, 실리콘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 쓰이는 소모성 소재다. SKC솔믹스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선 중국 시장을 겨냥해 원재료 업체와 손잡은 것이다.
SKC솔믹스는 중국 반도체 부품소재 기업인 퍼시픽쿼츠(Pacific Quartz), 세미-아이엔브이(Semi-inv)와 함께 중국에 쿼츠·실리콘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17일 밝혔다.
3사는 2019년 하반기까지 JV를 설립하고 2020년 1분기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퍼시픽쿼츠와 세미-아이엔브이가 합작사에 원재료를, SKC솔믹스는 정밀 가공기술을 제공한다. 생산 거점, 투자 규모, 시장 진출 방안 등은 순차 협의하기로 했다.
쿼츠와 실리콘은 반도체 식각 공정과 확산 공정용 장비에 쓰이는 소모성 소재다. 고순도 유리인 쿼츠는 열에 강하고 빛 투과성이 좋아 웨이퍼를 산화시키는 확산공정과 반도체 내 회로 패턴 이외 부분을 제거하는 식각 공정에 쓰인다. 실리콘 역시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데 교환 주기가 짧아 수요가 꾸준하다.
합작사 설립은 가공 기술 업체와 원재료 회사 간 이해관계가 일치해 이뤄졌다. 쿼츠와 실리콘은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대표 소모성 부품이지만 원재료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안정적인 재료 확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또 쿼츠와 실리콘은 미세 공정에 사용되기 때문에 정밀 가공 기술이 곧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SKC솔믹스는 쿼츠, 실리콘, 알루미나 등 다양한 파인세라믹스 제품을 생산한다. 특히 SK하이닉스에 공급해 기술력을 검증받았다. 퍼시픽쿼츠는 20년 업력의 중국 내 쿼츠 선두권 업체로 알려졌다. 세미-아이엔브이는 선진국 최신 기술을 도입한 신생 회사다. 각사 강점을 한 데 모아 떠오르는 중국 시장을 공동 개척하자는 게 합작의 배경이다.
중국은 2015년부터 10년간 약 170조원을 반도체에 투자하기로 하는 등 반도체 산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SKC솔믹스는 중국 합작사를 내세워 태동기에 들어선 중국 반도체 부품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내걸고 투자한 중국 공장들이 가동되는 초기부터 현지화로 밀착 대응할 방침이다.
오준록 SKC솔믹스 대표는 “중국은 2019년 말부터 낸드 플래시를 중심으로 반도체 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합작사가 설립되면 SKC솔믹스의 기술력과 양사의 고품질 원재료가 만나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5년 설립된 SKC솔믹스는 국내 파인세라믹스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327억원, 영업이익은 242억원으로 2016년에 비해 각각 40.4%, 39.9% 성장했다. 작년 10월에는 급증하는 수요에 발맞춰 국내 쿼츠와 실리콘 생산시설 증설에 투자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