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가 메모리반도체 사업 매각을 거의 포기한 상태라는 해외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각) 도시바 내부에서 낸드플래시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거의 포기한 기류가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도시바가 중국 규제 당국의 매각 승인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반도체 부문을 증시에 상장하거나, 인수자 그룹 구성을 변경하거나, 아예 매각하지 않는 방안 등 여러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보도에 대해 도시바는 “최대한 빨리 메모리사업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으로 대안에 대한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도시바메모리는 지난해 도시바에서 분사한 회사다. 도시바는 자본잠식에 빠진 회사를 재건하기 위해 메모리 사업을 도시바메모리로 분사시키고 지난해 9월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등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지분 59.8%를 2조엔(약 19조88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반독점 심사 승인을 받지 못해 매각 절차를 끝내지 못하고 있다.
도시바가 중국의 승인 지연을 명분으로 매각을 철회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외국 투자자들은 매각 금액이 낮다는 이유로 아예 거래 무산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도시바도 지난해 12월 증자에 성공해 당장 급한불은 끈 상태다. 도시바 이익 대부분을 책임지는 메모리 사업을 계속 가져가는 것이 낫다는 분석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 마이니치 등 일본 주요 언론도 지난 4월 도시바가 매각을 철회할 수 있다는 내부 방침을 일제히 보도했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