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경기도 동탄에 신약클러스터를 착공합니다. 민간 주도로는 최초입니다.”
천병년 우정바이오 대표는 신약클러스터 착공 의미를 민간이 주도하는 바이오 인프라 구축으로 풀이했다. 연구 단계 수준 클러스터 입지로는 경기도가 최적이라고 판단했다. 제약회사와 병원, 대학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천 대표는 “동물 전임상단계 실험을 하려면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면서 “신약 개발 성패는 임상실험이지만 초기 단계에서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는 신약클러스터를 구축하면 해결된다.
신약클러스터는 연면적 6000㎡로, 지상 15층~지하 4층 규모로 짓는다. 2020년 완공 예정이다. 지하 2개층에는 실험동물실을 마련한다. 항온항습 등 지상에 짓는 것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스트레스, 감염 등으로 인한 데이터 왜곡을 줄일 수 있다. 전임상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다.
천 대표는 바이오 스타트업 육성에 관심이 많다. 기술을 검증해 주고 투자자와 연결해 주는 중개자를 자처한다. 그는 “기술 기업은 가치를 막연히 높게 보고, 사는 사람은 데이터가 없어 기술을 믿지 못한다”면서 “스타트업과 투자자에게 거래 근거를 제공해서 기술 거래가 일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 대표는 정부 주도 바이오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거리가 멀고, 일을 맡기는데 절차가 복잡하고, 실험 유연성이 담보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천 대표는 “기업은 국제 사회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시스템에서 나온 데이터를 원한다”면서 “미국 보스턴, 샌디에이고에 있는 바이오 클러스터와 경쟁하려면 시장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정바이오는 항암 분야 정밀의학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다. 면역력 없는 실험쥐에 환자 암세포를 이식, 가장 적합한 약물을 찾는다. 효과가 20%만 나와도 타깃 치료가 가능하다. 환자에게로 유도된 이종이식(PDX)도 구축한다. 환자 빅데이터를 모아 PDX 뱅크를 만들 계획이다. 지난달 17일에는 단국대 산학협력단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우정바이오는 환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단국대는 연구센터를 확보한다.
우정바이오는 1989년 신약 연구를 목표로 창업했다. 2008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입주, 바이오융합연구소와 협력하고 있다. 입주 당시 직원 21명, 매출 44억원이던 회사는 직원 104명에 매출 289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코스닥에 상장됐다.
천 대표는 “신약 개발 제약회사 설립이 목표지만 지금은 신약 개발에서 가장 첫 단계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면서 “국내 신약 개발 성공 확률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현재 미션”이라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