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올해 연구개발(R&D) 인력을 수천명 채용, 구조조정으로 감원한 에릭슨 및 노키아와 극명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화웨이 R&D 투자 규모는 에릭슨과 노키아를 합한 금액보다 많다.
화웨이가 인력과 투자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R&D 인력 충원→기술력 향상→매출 증가→R&D 투자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 화웨이 이 같은 기조가 지속될 경우 시장 1위 유지는 물론 후발 주자 추격을 확실하게 따돌릴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2010년 이후 연평균 3000~4000명 R&D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전체 R&D 인력은 2010년 5만1000명에서 지난해 8만명으로 늘었다. 올해에도 수천명 R&D 인력 채용을 예고했다. 화웨이 관계자는 “5세대(5G) 이동통신 등 신 성장 분야에서 인력을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에 에릭슨은 2010년 이후 수차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해 R&D 인력은 2만3600명으로 전년 대비 400명 줄었다. 노키아는 전체 직원이 1% 줄었다.
화웨이는 전년 대비 최대 50% 증가한 22조3000억원(약 200억달러) 규모 R&D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연간 매출 15% R&D 투자는 화웨이가 오랫동안 고수한 원칙이다.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R&D 투자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기준 화웨이 R&D 투자는 14조7000억원으로 에릭슨 4조8200억원, 노키아 6조4000억원을 압도했다.
화웨이 R&D 인력과 투자 확대는 시장점유율 상승뿐만 아니라 지식재산권 확대로 이어졌다. 화웨이 등록 특허는 7만4000여개로, 에릭슨 4만5000개를 추월했다.
지난해 특허 로열티 수익이 손익분기점을 돌파, 새로운 수익원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해 특허 로열티 수익은 48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화웨이 행보는 5G 시장 개막에 맞춰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가 5G 특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R&D 투자도 5G에 집중될 공산이 크다.
통신장비 관계자는 “화웨이가 5G 인력과 기술 확보뿐만 아니라 R&D 협력 생태계까지 다방면으로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5G 시장에서 후발 주자 추격을 따돌리고 시장 점유율 격차를 벌이는 등 확실한 시장 우위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표〉글로벌 통신장비회사 R&D 투자액
(자료: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연간보고서)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