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심리상담사가 심리상담을 빙자해 20대 여성을 수차례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해 2월부터 3개월간 서초구 사무실을 비롯해 서울과 부산에 있는 각종 숙박시설 등에서 20대 여성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H치료연구소장 김모(54)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한 교단의 목사이기도 하며 상담치료의 한 종류인 사이코드라마로 언론을 통해 대중 강연을 하는 등 심리상담사로서 상당한 명성을 얻은 바 있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이 전형적인 '그루밍 성폭력(가해자가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행하는 성폭력)'이라 보고 있다.
대상자와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그루밍'이라 한다.
A씨는 2016년 직장 내 성폭력으로 회사를 그만둔 뒤 심리적인 고통을 호소하다 상담치료를 위해 지난해 2월 김씨와 처음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가 A씨에게 상담을 해준다면서 숙박시설 등으로 유인한 뒤 성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성폭행을 거부할 때마다 김씨는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연습의 일환이다' '이런 태도면 앞으로 새로운 삶을 살 수 없다' 등 지속적으로 내가 잘못 행동하는 것처럼 말했다"며 "처음 만난 이후 하루에도 수십 차례 ‘내가 너를 엄청 도와주고 있으니 고마워해야 한다’고 되풀이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성폭력 트라우마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었다며, 저명한 심리상담사 김씨 말을 믿고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김씨는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