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문 대통령, 15만 북한 관중 향해 "백두에서 한라까지 핵위협 없는 터전으로"

능라도 5·1 경기장서 15만명 북한 관람객 향해 10여분간 연설

jtbc 방송 캡쳐, <평양공동취재단>
jtbc 방송 캡쳐, <평양공동취재단>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북 이틀째인 19일 저녁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를 관람하면서 15만명의 북한 관람객을 향해 10여분간 연설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다”면서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걷고 있는 여러분의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께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낸다”고 평양공동선언문의 성과를 소개하며 김 위원장에게 사의를 표했다.

양 정상이 이날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세계에 알렸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민족은 5000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면서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jtbc 화면 캡처 <평양공동취재단>
jtbc 화면 캡처 <평양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은 이어 “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000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나갈 것”이라면서 평양 시민을 향해 우리 함께 새롭게 나아가자고 힘 줘 말했다.

한국 대통령이 대규모 북한 대중을 상대로 직접 공개 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양공동취재단>
<평양공동취재단>

9시경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리설주 여사 함께 경기장에 등장했다. 약 1시간 여의 공연을 보고 난 뒤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성과와 함께 문 대통령을 소개했다.

당초 예상했던 1~2분여의 짧은 연설이 아닌 10분간 이어진 긴 연설이었다. 15만 관중의 기립 박수만 10차례 넘게 나왔다.

능라도 5.1경기장은 2007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 집단체조 '아리랑'공연을 본 곳이기도 하다. 당시엔 별도 인사말이 없었다.

경기장은 1989년에 완공됐으며, 이름은 국제노동절(5.1, 메이데이)에서 따왔다. 총부지면적은 40만㎡, 연건축면적은 20만7000여㎡이고 경기장 수용인원은 15만명 정도이다.

윤영찬 청와대 수석은 앞서 이날 문 대통령이 관람하는 대집단체조에 대해 “전체적 틀은 '빛나는 조국'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빛나는 조국은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북한 정권의 역사를 재구성한 내용이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을 환영하는 내용을 담아 제목이 바뀔 수도 있다면서 “북측에서 준비했는데, 우리 측 입장을 최대한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