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지도부의 입에서 창업벤처기업에 차등의결권을 도입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왔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자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장치 가운데 하나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1일 “우리나라도 이제 기술력 있는 창업벤처기업에 한해서라도 차등의결권 도입을 적극 검토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차등의결권이 도입되면 벤처창업자가 자금 유치를 위해 기업공개를 할 때 경영권이 불안정해지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 성장 전략 핵심 가운데 하나가 혁신창업 활성화라면서 “차등의결권은 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한 성장 사다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캐나다, 영국, 핀란드, 스웨덴 등 해외 주요 국가들도 차등의결권을 허용하고 있다며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기업도 차등의결권을 통해 경영권을 유지하며 발전했다”면서 “지난 8월 우리 당 최운열 의원이 차등의결권 도입 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공정위 및 법무부 등 관련 부처와 제도 도입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전했다.
김 정책위의장이 언급한 최운열 의원 발의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은 원활한 벤처기업 자금 조달을 위한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이 골자다. 비상장 벤처기업이 주주 동의를 받아 주당 최대 10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차등의결권 주식을 발행하도록 허용한다.
차등의결권 제도가 대기업 경영권 승계와 지배 강화에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범위를 벤처기업에 한정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주주 권리 침해를 막기 위해 '총 주주의 동의'가 있어야만 이를 도입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에 앞서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는 정책·입법 권고 사항 가운데 하나로 이 같은 법안을 제시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