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비밀 정보기관 IMF 요원 벤지는 천재 해커다. 태블릿PC 하나로 통신망에 침투해 호텔 문을 여는 것 쯤은 쉬운 일이다. 위성 통신망에 침투해 운항중인 비행기 문을 열기까지 한다. 통신망만 갖춰져 있다면 뚫지 못할 방화벽이 없다.
그런 벤지에게도 비밀조직 '신디케이트'의 핵심정보를 탈취하는 미션은 난제다.
핵심정보가 담긴 USB가 저장된 캐비닛을 열려면 3중 보안망을 뚫어야 한다. 벤지는 신디케이트 보스의 얼굴 가면을 제작, 얼굴인식을 뚫고 복도에 진입하는 것까지는 자신있다. 하지만 마지막 단계는 방법이 없다. 사람의 걸음걸이 패턴을 밀리미터 단위까지 분석해 신분 확인에 활용하는 인식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결국 IMF 리더 이단 헌트는 26만 리터가 채워진 물탱크 바닥에 저장된 보스의 ID카드를 벤지의 정보로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보안망을 해제한다.
미션임파서블:로그네이션에 등장한 신디케이트의 보안망은 생체인식 인증(FIDO, Fast Identity Online)을 적용했다. 생체정보는 신이 내린 열쇠라고 부를 정도로 모든 사람마다 다른 고유의 특징을 지니며 가장 강력한 보안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스마트폰에서는 비밀번호에서 출발한 보안기술이 지문인식과 얼굴인식, 홍채인식까지 보편화될 정도다.
하지만, 신디케이트의 보안망은 상당히 강력했음에도 결국은 뚫렸다. ID카드 교체라는 물리적인 우회로를 통해 정보 자체를 바꿔버렸다.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 실리콘으로 지문을 위조해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하고, 모바일뱅킹까지 이용하는 장면이 국정감사에서 화제가 됐다. 이같은 문제는 지문 패턴 정보와 동시에 손가락을 흐르는 혈류를 감지해 개인을 식별하는 기술이 개발 중이라고 하니,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는 미션임파서블에서와 같이 행동 특징을 활용한 보안이 차세대 기술로서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걸음걸이는 물론 손동작, 서명 습관, 눈깜빡임까지 보안에 활용하는 기술이 개발 중 또는 이미 상용화됐다.
보안은 뚫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전쟁이다. 어떤 잠금장치가 됐건 빗장을 겹겹이 잠그는 것이 1차적인 해결책이지만, 자물쇠 자체도 발전하고 있어 미래가 기대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