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에도 반도체는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는 호황을 이어 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반도체 사업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 잠시 반도체 시황이 둔화되겠지만 내년 2분기 이후 다시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을 겪을 정도로 호황을 예상했다.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사업 부활, TV와 생활가전 지속 성장 등도 실적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과 이재용 부회장 재판 등은 4분기와 내년까지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5조4600억원, 영업이익 17조57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영업이익은 3조원 각각 증가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사상 최대다. 매출은 2017년 4분기 65조98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실적 호조가 이끌었다.
반도체 사업은 견조한 메모리 시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정 미세화와 더불어 수율과 생산성이 향상돼 실적이 향상됐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플렉시블 OLED 가동률 상승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IT·모바일(IM) 부문은 갤럭시 노트9 판매 확대에도 중저가 제품 경쟁 심화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프로모션 비용 증가 등 영향으로 이익이 감소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QLED와 초대형 등 프리미엄 TV 판매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
4분기는 반도체 시황 둔화 영향으로 전사 실적이 전 분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사업은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디스플레이 사업은 OLED 주요 고객 수요가 지속돼 견조한 실적이 기대된다.
무선 사업은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 라인업 강화로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가 예상되지만 성수기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네트워크 사업은 한국과 미국에 5G 장비 공급을 추진한다.
CE 부문은 연말 성수기를 맞아 QLED TV와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로 실적이 상승할 전망이다.
내년 1분기는 IT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 약세가 예상되지만 이후 메모리 중심 업황 개선과 함께 좋은 실적 흐름이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는 계절 영향에 따라 시장 상황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내년 2분기 이후 신규 중앙처리장치(CPU)와 고용량 메모리 출시 등으로 서버, 모바일 중심으로 수요 증가세가 본격화되면서 수요가 공급 증가세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쑤언푹 총리와 면담하고 “베트남에 대한 장기투자를 계속하고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면담에서 응우옌쑤언푹 총리는 이 부회장에게 베트남에 대한 삼성 투자 확대를 요청하고, 투자에 우호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응우옌쑤언푹 총리는 “삼성이 사업 규모와 범위를 계속 확대해 베트남을 세계에서 가장 큰 생산 거점이자 가장 큰 전략 거점이 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응우옌쑤언푹 총리는 베트남 기업의 삼성 부품 공급망 참여, 반도체와 인프라, 금융 등 다양한 분야 투자를 당부했다. 또 전자정부 구축 지원, 화력발전소 프로젝트 참여 등도 요청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부회장도 한국에 돌아가 베트남 추가 투자를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자정부 분야에도 경험이 있는 만큼 베트남을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현황(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