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세계 최초로 7나노(㎚) 공정으로 만든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발표했다. PC 시장에서 서버용 프로세서 시장으로 영역 확대를 선언한 셈이다. AMD는 이날 이 제품이 세계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 아마존웹서비스(AWS)에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버 시장 강자로 군림해 온 인텔, 엔비디아 등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MD 넥스트호라이즌'에서 “데이터센터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에 다년간 투자한 결과 기업 고객이 CPU와 GPU 채택을 늘리고 있다”면서 “세계 최초 7나노 공정을 이용한 데이터센터용 CPU, GPU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MD는 이날 7나노 공정을 적용한 △GPU 신제품 '라데온 인스팅트 MI60' △데이터센터용 CPU인 에픽 차세대 제품(코드명 로마)을 시연했다. CPU·GPU는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성능과 전력 효율이 향상된다. 7나노 공정 반도체 생산 기술을 확보한 대만 TSMC와 협력했다.
라데온 인스팅트 MI60은 7나노 공정 도입으로 전작인 MI25보다 성능은 1.25배, 전력 효율은 최대 50% 개선했다. AMD는 연내 MI60 판매를 시작해 서버용 GPU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 차세대 에픽 프로세서도 마찬가지로 전작 대비 성능 1.25배, 전력 효율 50%를 개선했다. 고객사 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인텔은 현재 14나노 공정으로 CPU를 생산한다. 내년엔 10나노 공정 제품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AMD가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 계획을 밝힘에 따라 인텔, 엔비디아 등 기존 CPU·GPU 시장 강자와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인텔은 데이터센터용 CPU 시장에서 95%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GPU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는다.
AMD는 경쟁사보다 저렴하면서도 성능 좋은 제품을 제공할 방침이다. 라데온 인스팅트 MI60은 이날 시연에서 엔비디아 'GV100'과 환경에 따라 조금 낮거나 높은 성능을 보였다. GPU 시장 강자 엔비디아는 현재 12나노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AMD는 차세대 에픽 프로세서 프로토타입 시연에서 인텔 '제온 골드 5118' 제품 2개를 꽂은 것과 비교해 성능이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플래티넘 모델과 비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수요가 많은 중간 가격대 제품과 비교, 공간을 줄이면서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도 손을 잡았다. 아마존은 이날부터 기존 데이터센터용 CPU인 에픽 프로세서 기반으로 가장 인기 있는 클라우드 상품 3개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맷 가먼 AWS 부사장은 “AMD 칩 적용으로 컴퓨팅 비용을 10%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에픽 적용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AMD는 차세대 제품에 이은 3세대 CPU(코드명 밀란)와 MI60 이후 출시할 GPU 등 데이터센터용 제품 로드맵을 발표했다. 수 CEO는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전념해 2021년까지 에픽과 라데온 인스팅트로 290억달러(약 32조5000억원) 시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