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새해 상반기부터 이동통신 3사가 출시하는 모든 단말기를 자급제용 단말기로 출시하고 제조사 유통점과 우체국 등 유통망을 늘리고 할인혜택도 확대한다.
과기정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소비자 관점의 완전자급제 이행방안(이하 이행방안)'을 확정했다.
완전자급제 법제화에 준하는 취지를 구현한다는 목표로 단말기 '출시-유통-개통' 전 과정에서 자급제 확대를 추진한 게 핵심이다.
이행방안은 자급제 단말기 출시 확대로 소비자 선택권을 높이고 유통망과 개통 방식을 다변화하며 경쟁을 유도, 단말기 가격인하를 추구했다.
우선 과기정통부는 새해 상반기부터 이통 3사가 공통 출시하는 단말기를 자급제 단말기로 출시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올해 8종이던 자급제 단말기를 새해 20종까지 확대하고 중저가, 10만원대 저가 자급제 단말기도 확대한다.
다만 제조사·이통사 협조가 숙제다.
과기정통부는 새해 하반기부터 유통점·제조사와 협의해 무이자 할부, 카드사 할인, 가전제품 등 결합할인 등을 늘린다. 우체국도 새로운 유통채널로 활용한다. 이통사 방문 없이 개통 가능하도록 비대면 채널도 활성화한다.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출시-유통-개통' 3단계 정책 중 유통망 확대가 성패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지목됐다.
출시와 개통 관련 정책은 과기정통부와 이통사·제조사 협의로 실현이 가능하다. 그러나 유통은 경쟁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시장이 정부 의도대로 움직여줄지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이행방안이 자급제활성화를 위한 시장참여자 의무만 강조하고 유인책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통사 판매장려금이 연간 4조원 규모로 유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제조사 또는 신생 유통기업은 자체 비용을 투입해 경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자칫 유통망 확대에 실패할 경우 소비자가 자급제 단말기를 구입하지 못하거나 가격 유인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과기정통부는 주요 온·오프라인 전문 유통점, 기존 이통사 연계 유통점, 제조사, 이통사와 자급 단말 유통협의회를 출범, 유통 지원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얼마나 실효적인 '당근'을 제시할지는 미지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책방안 수립 과정에서 이통사, 제조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면서 “유통 활성화 방안은 지속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완전자급제 법제화를 추진했던 국회 반응도 주목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다수 의원은 자급제정책 실현과정을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일각에선 정부 정책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표〉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비자 관점의 완전자급제 이행방안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