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슈퍼호황 끝' 삼성전자 4분기 어닝쇼크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슈퍼호황을 이어 온 반도체 수요가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수출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서 한국 경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 집계 결과 지난해 4분기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매출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65조9800억원)보다 10.6% 줄었고, 전 분기(65조4600억원)보다도 9.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년 전인 2017년 4분기(15조1500억원)에 비해 28.7% 축소됐다. 역대 최고 기록인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보다는 무려 38.5%나 곤두박질쳤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밑돈 것은 2017년 1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증권사 전망치 평균(13조3800억원)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어닝쇼크'로 받아들여졌다.

실적 감소의 주된 원인은 메모리 사업 부진에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자료를 내고 “메모리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면서 “스마트폰 사업도 경쟁 심화로 실적이 둔화되면서 전 분기 대비 전사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연간으로 보면 지난해 신기록을 작성했다. 매출 243조5100억원,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는 등 창사 이래 최고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4분기 실적이 부진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실패했다. 특히 메모리 시장 둔화가 확인되면서 올해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올 1분기에는 실적이 더 내려앉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경기 악화로 시설 투자가 줄어 장비·재료 등 후방산업 연쇄 위축도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공장 증설 투자를 중단한 가운데 올해로 예정된 중국 시안공장 증설 투자 계획도 미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업황을 올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시설 투자는 업황 개선이 확인되는 시점에서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2018년 분기별 실적(단위:조원)>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메모리 슈퍼호황 끝' 삼성전자 4분기 어닝쇼크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