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경제계 인사와의 소통 강화를 주문했다. 정책 성과를 내기 위해 비서실장도 정책실과 함께 뛰어달라는 요청이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참모진 인사 직후 노 비서실장이 인사차 문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했을 때 “정책실장뿐 아니라 비서실장도 경제계를 만나는 게 해야 할 일”이라고 당부했다.
이는 과거 정권처럼 은밀하게 비공식적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면 비서실장이 경제계와 못 만날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노 실장은 국회 산업위원장 시절 등 산업계와 교류를 많이 해본 경험도 있고, 각 종 정책에 밝으니 많은 역할을 해달라”며 “과거처럼 음습하다면 모를까 지금 정부에서는 당당하고 투명하게 만나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노 실장은 “추후 '이러이러한 산업 정책은 문재인 정부에서 만든 것이다'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도록 최소한 2~3개 산업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기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반도체·자동차·바이오 등 산업분야를 지목해 문 대통령에게 현황을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신임 실장이 반도체·자동차·바이오 산업 내에서 더 구체적으로 말했지만 내용까지 공개하기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면서도 “비서실장이 아니라 정책실장으로 온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제정책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노 실장이 언급한 3개 산업분야 중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은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산업이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다 중국의 공습이 점점 현실화되면서 위기감이 높아졌다. 향후 실업대란이 촉발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노 실장은 이들 산업에 대한 특단의 육성 정책과 함께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산업의 중요성을 피력했을 것으로 보인다.
노 실장은 9일 청와대 전 직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성과, 경청, 규율을 비서실 3대 원칙으로 제시했다. 오전에는 청와대 주요 참모가 참석하는 현안점검회의를 첫 주재했다. 강제징용 관련 신일철주금의 국내자산 압류문제, 연간고용동향 발표, 심석희 선수 폭행 문제 등을 다양하게 논의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