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으로 역대 네 번째 굵직한 방송통신 '빅딜'을 시도한다. SK텔레콤은 방송통신시장 주요 전환점마다 신세기통신과 하나로통신을 합병하며 경쟁력을 제고했다.
SK텔레콤 전신은 공기업 한국이동통신이다. 옛 선경그룹(현 SK그룹)은 1994년 정부 이통 민영화 결정과 더불어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합병해 SK텔레콤으로 재탄생시켰다.
당시까지 석유화학 등 에너지 중심이던 SK그룹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양대 축으로 미래 성장기반을 마련한 계기가 됐다.
SK텔레콤은 2000년 신세기통신을 인수한데 이어 2002년 합병을 완료했다.
이통시장 초기 5개 사업자가 경쟁할 당시 확고한 1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하지만 당시 SK텔레콤 이통시장 점유율 57%을 넘으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점유율 50% 미만 축소, 요금인가제 등 인가 조건을 부과했다.
SK텔레콤은 2008년에는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로 재탄생시켰다. 방송·통신 융합화 추세에 대응해 유선 시장에서도 KT와 경쟁할 종합 통신·미디어 플랫폼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2016년 옛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시도는 SK텔레콤의 아픈 역사다. SK텔레콤은 통신에 이어 미디어 플랫폼에서 역전을 노리며 케이블TV 1위 CJ헬로 인수합병을 시도했다. 그러나 경쟁사는 물론 지상파 방송사까지 미디어 반대에 가세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합병 불허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 결정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연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시도는 네 번째다. CJ헬로 인수 실패를 딛고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에 대응해 미디어 플랫폼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등 규제기관이 긍정 신호를 보낸 만큼 성공 가능성은 밝아 보인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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