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유료방송, 전국시장 경쟁상황 평가 병행”

방통위 "유료방송, 전국시장 경쟁상황 평가 병행”

2018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에 기존의 권역 단위 시장 획정뿐만 아니라 전국 단위 시장 획정이 병행된다. 전국 78개 방송권역별 평가로는 IPTV 활성화 등 유료방송 경쟁이 전국 차원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유료방송 인수합병(M&A) 심사 기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 기업결합을 심사하면서 유료방송 시장을 78개 권역으로 구분, 지역 내 경쟁 제한성을 이유로 불허 결정과 다른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3일 '2018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 결과'를 보고하며 “유료방송 '지리적 시장'은 전국 사업자인 IPTV 가입자 증가, 전국적 요금 수준의 균일성 확대 등을 고려해 전국 시장 기준 분석을 병행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전국 시장 기준 사업자별 가입자 비중, 시장집중도를 조사해 향후 제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분석을 강화했다”면서 “다만 현행 제도, 수요·공급 대체성 유무, 전국적 요금 수준 및 균일성 등을 고려해 전년도 시장 획정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가 유료방송 전국 시장 기준 분석을 병행하는 등 전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배경은 IPTV 도약이다. 2018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2017년 3161만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 IPTV 가입자는 1433만(45.3%)을 기록하며 1404만(44.4%)에 그친 케이블TV를 따돌렸다. IPTV 가입자가 케이블TV를 제친 것은 처음이다. 전체 가입자에서 IP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2.3%포인트(P) 증가했고, 케이블TV는 2%P 감소했다.

IPTV 성장세가 두드러진 디지털 유료방송 가입자는 2532만으로 전년보다 6.4% 늘었다. 디지털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KT 계열이 78개 권역 가운데 46개 권역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SK계열이 처음으로 1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케이블TV는 전년보다 2곳 감소한 31개 권역에서 1위를 기록했다.

KT 시장집중도를 추정하는 허핀달-허시먼 지수(HHI)는 63개 구역에서 하락했다. KT 시장집중도가 완화되는 증거로 해석된다.

방통위가 전국 단위 시장 획정을 병행하는 만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등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유료방송 기업결합 심사에서 시장을 획정하며 방통위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를 주요 판단 자료로 활용한다. 공정위도 이전과 달리 전국 단위 시장 집중도 등을 반영할 가능성이 짙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유료방송 기업결합을 심사할 때 시장 획정이 예전과 다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방송법에 따라 2012년부터 해마다 시행하는 것으로, 유료방송 경쟁정책 수립 근거가 된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