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시행 100일…막혔던 기업 활동 활기

[이슈분석]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시행 100일…막혔던 기업 활동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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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스포츠 용품 개발 기업 '알에스케어서비스'는 전동보조장치 장착 수동휠체어를 개발하고도 제품을 출시하지 못했다. 전동보조키트 기준 규격이 부재해 의료기기법에 따른 인증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회'에서 제품 실증특례를 받으며 사업을 펼칠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장애인공단 등 기관·업체에서 제품 공급 요청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정부 규제 샌드박스 제도 시행 소식이 알려지고 도심지역 수소 충전소 설치를 요청했다. 수소 충전소는 고압가스 시설로 분류돼 일반주거지역과 학교 부지로부터 200m 이내는 설치할 수 없었다.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실증 특례와 조건부 실증 특례를 활용해 서울 영등포구 국회와 탄천 물 재생센터 등 4곳에 수소충전소 설치를 허용했다. 현대차는 규제 샌드박스 특례를 계기로 수소충전소 인프라 확대 작업을 본격적으로 벌이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시행 100일에 접어들면서 규제에 막혔던 기업 활동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미래자동차·바이오헬스·사물인터넷(IoT)·에너지 등 융합 신산업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규제를 확인하거나 특례를 부여했다. 이들 기업은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계기로 사업을 본격적으로 벌일 채비를 갖췄다.

알에스케어 서비스 수동식 휠체어 전동보조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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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샌드박스로 한고비 넘긴 기업들…신사업 추진 후속작업 박차

알에스케어서비스는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를 받은 이후 한국장애인 공단에 전동보조장치를 장착한 수동휠체어 제품을 등록했다. 이달 안에 제품을 공급하고 관련 보험도 가입할 예정이다. 현재 제품 안전서류 설명서와 교육 등 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부가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동민 알에스케어서비스 대표는 “실증특례 통과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문의 이후 제품을 도입하지 못했던) 장애인 공단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며 “현재 장애인 공단을 통해 전국적으로 지원을 받고 있고 제품에 대한 개인 문의도 많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도심지역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후속 작업에 돌입했다. 국회 안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기 위해 국회사무처·영등포구청 등 행정절차 최소화를 위한 작업을 추진한다. 서울 종로구 계동 부지 수소충전소는 학교정화위원회·문화재보존위원회 심의를 받는다. 양재 수소충전소는 확대 개편해 오는 하반기 유료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전력데이터 공유센터와 에너지 마켓플레이스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한국전력공사도 관련 후속 작업을 벌이기 위해 분주하다. 한전은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내 '전력 빅데이터 융합센터'를 개소했다. 향후 개인정보 보호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고 공유센터 이용신청, 데이터반입·반출, 비식별화 등을 위한 절차 자동화도 추진한다. 아울러 에너지마켓플레이스 구축하기 위해 부처와 협의 후 통신판매업으로 신고할 예정이다. 에너지마켓플레이스는 오는 상반기 서비스를 정식 개시할 예정이다.

이외 전기차 충전용 과금형 콘센트를 만드는 '차지인'과 디지털 사이니지 버스광고를 허가받은 '제이지인더스트리', 제약기업 '정랩코스메틱', 중앙집중식 산소발생 시스템을 허가받은 '엔에프' 등 기업이 후속 사업을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규제샌드박스 최초 승인 브리핑하는 성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월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제1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회 심의·의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열린 제1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회를 열고 도심 수소충전소 설치, 유전체 분석 건강증진 서비스
규제샌드박스 최초 승인 브리핑하는 성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월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제1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회 심의·의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열린 제1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회를 열고 도심 수소충전소 설치, 유전체 분석 건강증진 서비스

◇산업부,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사후관리 방안 마련…타 부처 협력 강화

산업부는 산업융향 규제 샌드박스가 자리 잡으면서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일관성을 갖춘 심사를 위해 타부처와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 9일 열린 '제1차 과기정통부-산업부 정책협의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규제 샌드박스 제도 활성화를 위해 협의했다. 두 부처는 규제 샌드박스 공동 설명회를 개최하고 추가 안건을 함께 발굴하기로 했다. 유사 안건을 통일성 있게 심사하기 위해 제도 운영·심의 결과를 상호 공유한다. 이와 더불어 '규제 샌드박스 사후관리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융합신산업 분야 규제를 혁파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금융 분야 중심으로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운영하는 영국·일본과 다르게 산업 전반을 포괄하면서 나온 결과다. 신산업 분야에서 실증 사례가 나오면서 기업에게 제도 인식도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산업부 차원에서 규제를 풀더라도 소관 부처에서 후속 작업이 늦어지는 때가 있다. 규제 샌드박스 신청 이후 심사에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도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기 위해 인력을 확충하는 등 방안도 뒤따라야 한다는 제언이다.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기업 한 관계자는 “규제 샌드박스 컨설팅 과정에서 전문가 컨설팅 등 세심한 배려가 있었지만 신청 건 승인과 후속 조치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중소기업은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하루가 촉박하기 때문에 조금 더 빠른 처리와 후속 조치가 이뤄줘야 한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