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반도체 수출금액 감소폭 10년만에 최대..."물량 증가에도 가격 하락 여파"

지난달 금액 기준 반도체 수출이 30% 가까이 감소했다. 수출 물량 증가 효과를 가격 하락 효과가 상쇄시켰다. 수출을 견인하는 반도체가 부진한 실적을 내며 전체 수출액은 3년 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축소됐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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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9년 5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5월 반도체 등 집적회로 수출금액은 지난달 29.8% 축소됐다. 감소 폭이 2009년 3월(-39.8%)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수출 물량은 소폭 증가했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가 속한 집적회로 수출물량이 7.7% 확대됐다. 그럼에도 가격이 크게 떨어지다보니 수출액이 급감하는 결과를 낳았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금액 하락 폭을 볼 때 전반적으로 한국 수출상황이 부진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전체 수출금액지수는 110.06을 나타냈다. 전년보다 10.7% 하락했다. 그 폭이 2016년 4월(-13.4%) 이후 가장 컸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금액이 전년 동월 대비 25.0%나 급감한 탓이다.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하락한 111.03을 나타냈다. 수출물량지수는 수출금액에서 물가요인을 제외해 산출한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12월(-1.3%)부터 올해 3월(-3.3%)까지 하락세를 타다가 4월(2.2%) 반짝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달 들어 하락 전환했다. 액정표시장치(LCD) 수출물량이 줄면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물량지수가 9.8% 하락한 게 컸다. 화학제품도 -2.5%로 집계됐다.

수입물량지수는 0.9% 내린 110.16을 기록했다. 반도체 설비투자 조정이 이어지며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이 속한 기계장비 수입물량지수가 20.4% 떨어진 탓이다. 원유 가격은 올랐지만 전자기기 분야 가격이 음의 값을 나타내며 전체 수입금액지수(120.32)도 2.9%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5.9% 떨어졌다. 1년 6개월 연속 하향 곡선을 그렸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한 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의미한다.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더 많이 내려가서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총 상품의 양인 소득교역조건지수는 8.9% 하락해 7개월 연속 음의 값을 보였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