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영업익 24조원 '증발'...대기업 상반기 영업익 40% 급감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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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국내 대기업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4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생산기업의 영업이익만 1년 새 25조 원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석유화학·철강·IT·제약 등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실적 개선세가 돋보인 곳은 자동차, 조선 업종 정도에 그쳤다.

특히 반도체 시황 악화에 따른 기조효과로 지난해 실적이 급락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도 국내 상장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8.8% 줄어 산업 전반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시총 상위 100대기업 중 올해 상반기 연결실적을 발표한 55개 기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92조3674억 원, 42조820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상반기 대비 매출은 1.2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9.8% 감소한 수치다.

시총 상위기업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반도체 부진과 함께 절반이 넘는 29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회사별로는 삼성전자 상반기 영업이익이 12조8304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30조5112억 원) 대비 17조6808억 원(57.9%) 줄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영업이익도 7조9371억 원(79.8%) 감소했다. 양사 영업이익 감소액은 25조6179억 원에 달했다. 반도체 수급 불균형 해소 시점이 지연되고 있는 탓이다.

석유화학업계도 정제마진 부진·스프레드 악화 여파를 받고 있다. LG화학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5429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3541억 원) 대비 8113억 원(59.9%) 줄었다. 이 기간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7346억 원(-47%), 에쓰오일은 4773억 원(-72.6%) 감소해 석유화학업체 3곳이 영업이익 감소액 3~5위에 나란히 올랐다.

이어 포스코 반기 영업이익은 1년 새 4685억 원(-17.1%) 감소했고 LG전자 3259억 원(-17.3%), 현대중공업지주 3229억 원(-48.2%), 삼성물산 2615억 원(44.5%), 현대제철 2241억 원(33.5%), GS건설 2113억 원(-34.7%) 등이 영업이익 감소액 상위 기업에 꼽혔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기업은 총 26곳이다.

기아자동차의 영업이익은 작년 상반기 6582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1277억 원으로 4695억 원(71.3%) 늘었다. 이 기간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도 1조6321억 원에서 2조626억 원으로 4305억 원(26.4%) 증가하며 영업이익 증가액 투톱을 형성했다. 이어 신한지주의 영업이익은 1년 새 2097억 원(8.4%) 증가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1539억 원(236.4%), 현대모비스 1400억 원(14.3%) 순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