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합리적 콘텐츠 대가 산정 필요”···지상파 CPS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상파 방송 3사 가입자당 재송신료(CPS)와 종편 프로그램 사용료 등 합리적 콘텐츠 대가 산정 방식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거세다.

홍종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상파 CPS 월 400원 적정성을 검증하고 대가를 강제 조정하는 건 힘들지만 평가 기준은 마련해야 한다”며 “유료방송 사업자가 중립적 평가 기준에 따라 대가를 인상·인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현재 지상파 CPS를 기준으로 종편 프로그램 사용료를 인상하면 다른 PP와 불평등한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이라며 “모든 사업자에 적용할 수 있는 공정한 평가 기준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지상파 CPS는 2011년 280원을 시작으로 400원까지 인상됐다. 하지만 유료방송 사업자 평가에 다른 수치가 아니다. 협상 우위를 점한 지상파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CPS를 제시했고 유료방송 사업자가 수용하며 형성된 가격이다. 공통된 채널 평가기준에 따라 평가받는 PP와 역차별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다.

유료방송 사업자는 시청률 및 시청점유율, 자체 제작비율, 방송사고 여부, 플랫폼 기여도 등 공통된 기준에 따라 PP를 평가하고 PP사용료를 지급한다.

유료방송 학계 전문가는 “지상파 방송사 광고매출이 감소했다는 건 콘텐츠 가치가 낮아졌다는 방증”이라며 “지상파 방송 시청률이 낮아져 유료방송 플랫폼 기여도가 감소했는데 지속적 CPS 인상을 요구하는 건 경제학 기본 논리에 어긋난다”고 평가했다.

변상규 호서대 교수는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대가 인상만 요구한다면 종국에는 유료방송 사업자가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콘텐츠 중요성이 커진 건 맞지만 유료방송이 중요한 콘텐츠 유통 채널이라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해관계자 간 첨예한 대립으로 합리적 콘텐츠 대가 산정 방식을 단기간 도출하는 건 어렵다. 유료방송 사업자, 지상파, 종편, PP 간 합의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사업자별 적극적 자료 제출 협조는 물론이고 중립적이고 공신력 있는 정부 지원이 요구된다.

앞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은 '유료방송 프로그램 사용 대가 산정 합리화 방안 연구'를 발주했다. 합리적 콘텐츠 대가 산정 방안 마련이 목적이다. 연구 기간은 올 연말까지다. 보고서는 향후 유료방송 대가 산정 신탁기구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홍 선임연구원은 “한정된 재원을 뺏고 뺏는 제로섬 게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시장 참여자 모두가 유료방송 시장 크기를 키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