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상온과 저전압에서 구동 가능한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재를 개발했다. 메모리 분야 반도체 집적소자와 우주항공 전자기기 등의 핵심 부품으로 사용할 수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김봉중·이광희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공동으로 실온 영역에서 미세한 온도 변화에 따른 유기물 단결정의 가역적 상변이를 통해 10만배 이상 저항변화와 열적 이력현상(히스테리시스)을 보이는 차세대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재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물질은 가볍고 투명하며 유연해 차세대 전자기기 응용분야 핵심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유기물 반도체 전하 이동도가 낮고 섭씨 30도 이하 실온 영역에서 급격한 저항 변화 특성을 갖는 물질이 없어 재료 개발 및 상용화가 늦어지고 있다.
연구팀은 유기물 반도체의 높은 전기적 특성 특성을 확보하기 위해 분자량이 다른 비전도성 첨가제 폴리스티렌을 고성능 단분자 유기 반도체인 벤조티엔비엔조티오페네(C8-BTBT) 물질과 혼합해 얇은 박막을 형성한 뒤 용매 기상 열 처리법을 통해 단결정 막대를 제작했다.
이어 엑스선 광전자 분광법을 통해 폴리스티렌의 분자량이 매우 큰 경우에는 평형상태에 도달한 안정한 C8-BTBT 단결정이 형성되지만 상대적으로 분자량이 작은 경우에는 C8-BTBT 분자가 약간 틀어진 준안정 결정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실시간 온도 변화에 따른 스침각 엑스선 회절측정법(GIWAXS)과 투과전자현미경 분석법을 통해 유기물 단결정 결정구조, 분자회전, 전기적 특성 사이의 상관관계를 정립했으며 비휘발성 메모리 메커니즘도 밝혀냈다.
김봉중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상온, 저전압 조건에서 구동 가능한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재를 최초 개발했다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며 “향후 투명하고, 유연한 다기능 전자 시스템이나 고도로 집적 가능한 비휘발성 메모리 개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