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올해 수출 3% 성장 목표…반도체·석유화학·디스플레이에 달렸다

[이슈분석] 올해 수출 3% 성장 목표…반도체·석유화학·디스플레이에 달렸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9년 월별 수출액 추이2020년 수출 성장률 전망전체 수출 대비 중국 비중

#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10년 만에 두 자릿수 하락한 가운데 올해는 2~3% 성장할 전망이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단가가 오르고 세계 경기도 작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내내 수출이 하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기저효과도 있다. 정부는 올해 1분기 수출을 '플러스(+)' 전환하고 작년 대비 수출을 3%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같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위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함께 석유화학·석유제품, 디스플레이 등 주력 수출 품목 회복이 동시에 견인돼야 한다. 아울러 분쟁 조짐을 보이는 미국·이란 관계, 브렉시트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올해 수출, 전년 대비 2~3% 성장 전망…정부, 1분기 플러스 전환 목표

정부와 기관, 국책은행, 민간연구원은 일제히 올해 수출이 작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수출이 지난해에 비해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한국은행(2.7%), 산업연구원(2.5%), 현대경제연구원(2.3%)도 올해 수출이 지난해 대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연간 수출 성장 목표를 3%로 정했다. 또 1분기 수출을 플러스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월 수출이 제일 큰 하락세를 보였지만 점차 하락폭이 줄고 1월에도 그런 추세가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며 “새해 (연간) 수출은 3% 정도 성장을 전망한다. 적어도 1분기에는 (수출을) 플러스 전환하기 위해 민간과 함께 대응체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대외 무역여건이 지난해와 비교해 개선되면서 올해 수출 환경도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우리나라 수출 부진에 큰 영향을 미친 미·중 무역분쟁이 사그라들 조짐이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13일 워싱턴 D.C.에서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다. 무역분쟁을 완전히 종식하지는 못했지만 미국이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는 등 '스몰딜(Small deal·부분합의)'을 이뤘다.

수출 감소세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저점을 찍으면서 반등할 조짐이다. 지난해 수출은 10월 14.9%, 11월 14.4% 하락했지만 12월은 전년 대비 5.2% 하락하며 감소폭이 줄었다.

올해 수출은 부진을 보인 지난해 대비 '기저효과'도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10.4% 감소했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기록한 두 자릿수 수출 하락이다. 또 2018년 12월부터 수출이 매달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수출은 지난해 하락세를 일정부분 보완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수출, 반도체·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 부진 '직격탄'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수출 효자 역할을 해 온 반도체·디스플레이·석유화학 3대 품목이 부진에 빠지면서 수출이 하락했다. 반도체는 25.9%, 디스플레이 17.0%, 석유화학 14.8% 하락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이 10.4% 하락한 것과 비교해 감소폭이 가팔랐다.

반도체는 2018년 전체 수출 비중에서 20.9%를 차지하다 지난해 17.3%로 내려앉았다. 1267억600만달러에서 939억3600만달러로 328억달러 이상 줄었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중국이 반도체 시장 문을 걸어 잠근 요인이 컸다.

디스플레이는 중국 패널 생산 확대에 따른 공급과잉이 단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 영향을 미쳤다. 중국뿐 아니라 액정표시장치(LCD) 글로벌 공급 과잉률은 2018년 하반기 9%에서 지난해 하반기 13.8%로 약 5%포인트(P) 치솟았다.

석유화학은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해 제품 단가가 내려앉았고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수요가 감소한 요인이 국내 수출에도 투영됐다. 신증설 설비가 정상 가동하면서 수출 물량은 늘었지만 가격이 받쳐주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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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기 회복 급선무…주력 수출 품목 성장 다변화해야

정부가 올해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부진을 이끌었던 반도체·디스플레이·석유화학 수출을 회복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 회복이 시급하다.

대외 경기 상황은 나쁘지 않다. 올해 메모리반도체 단가 상승 요인이 많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보다 반도체 수출이 8.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올해 반도체 수출이 작년 대비 10.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잉이 완화돼 단가 하락세가 진정되고, 5세대 이동통신(5G) 및 데이터센터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5G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수요가 회복이 되면 관련 핵심부품 수요가 오르고 구글·페이스북·아마존 등 기업이 데이터센터 재고용으로 쌓아놨던 반도체 재고가 줄었다”면서 “낸드플래시 가격이 이미 바닥을 치고 올라갔고 D램도 1분기나 2분기에는 바닥을 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부진을 겪었던 석유화학도 올해 수출이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 성장 둔화로 침체 국면이 지속되지만 세계 경기 회복 모멘텀이 침체를 다소 완화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석유화학 수출이 지난해 대비 1%, 무역협회는 0.3% 성장을 예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석유화학은 미국과 이란 분쟁으로 가격이 소폭 상승하면 우리나라 수출에는 플러스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디스플레이는 올해 전망도 안개 속이다. 산업연구원은 올해에도 중국 설비 증축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율 상승으로 초과공급 및 가격하락 추이가 지속, 작년 대비 2.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전자기기 완성품 업체 생산기지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동한다는 점을 고려, 베트남 수출 실적이 에어백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