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S마킷 "올해 반도체 시장 5.5% 성장…대외 갈등·수요 부진 리스크 상존"

IHS마킷의 반도체 시장 매출 규모 전망. 2019년이 전반적인 하락세였던 반면, 2020년에는 회복세를 띌 것으로 보인다. <자료=IHS마킷>
IHS마킷의 반도체 시장 매출 규모 전망. 2019년이 전반적인 하락세였던 반면, 2020년에는 회복세를 띌 것으로 보인다. <자료=IHS마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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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S마킷·가트너 등 주요 반도체 시장조사업체들이 올해 반도체 시장을 낙관적으로 예측했다. 2018년 말부터 급락했던 메모리 시장이 올해 5G 수요로 회복세를 띌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5G 모바일 수요 외 분야에서 매출 반등이 크지 않고, 대외 위기가 여전해 가파른 회복세를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IHS마킷은 20일 반도체 시장 전망을 예상하면서 올해 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 규모가 지난해보다 5.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에는 2018년 말부터 찾아온 메모리반도체 불황으로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2.4%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5G 스마트폰 수요 본격화로 메모리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띌 것이라는 분석이다.

IHS마킷은 “낸드플래시 매출이 20% 안팎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 개선도 예상된다.

반도체 업체들은 최근까지 공급 과잉 현상을 인식해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양산 능력 확대보다는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올해 196단 낸드플래시 개발을 완료하고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기술 전환에 집중한다. 반면에 중국 YMTC는 64단 낸드 생산 능력을 늘리며 중위권 업체를 위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파운드리 시장 전망. 연두색 표가 TSMC를 제외한 파운드리 매출이다. 2019년에는 매출이 7% 내외 감소했지만, 올해 5.3% 성장세가 기대된다. TSMC는 올해 13.2% 매출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IHS마킷>
파운드리 시장 전망. 연두색 표가 TSMC를 제외한 파운드리 매출이다. 2019년에는 매출이 7% 내외 감소했지만, 올해 5.3% 성장세가 기대된다. TSMC는 올해 13.2% 매출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IHS마킷>

메모리와 함께 파운드리도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삼성전자, 대만 TSMC 외 14나노 미세 공정을 시도하는 파운드리 회사가 늘어나면서 시장 규모도 5.3% 늘어날 것(TSMC 매출 제외)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 약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IHS마킷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41조4500억원)을 달성한 TSMC가 선진 공정을 앞세워 올해 매출보다 13.2% 늘어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당초 예상보다는 낮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구글, 아마존 등 대형 반도체 고객사가 몰린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서버 기기 가격 상승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서버 제조에 활용되는 반도체 부품 가격도 낮게 책정될 전망이다. 게다가 노트북 PC 등 무선 기기와 차량용 비메모리 반도체 성장세도 크지 않다.

IHS마킷 측은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서버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8.9% 늘어난 1240만대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평균판매단가(ASP)가 낮아 매출은 겨우 1% 성장한 8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 등이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도 위기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가트너의 반도체 시장 규모 예상치. 가트너는 올해 시장이 4710억달러(약545조원)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가트너>
가트너의 반도체 시장 규모 예상치. 가트너는 올해 시장이 4710억달러(약545조원)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가트너>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올해 반도체 시장 매출이 작년 대비 12.5% 늘어난 4710억달러(약 545조원)가 것이라고 밝혔다. 가트너 역시 5G 스마트폰이 가장 큰 반도체 먹거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트너 측은 “낸드플래시는 이미 공급 부족 현상이 진행되고 있고 D램 공급은 2분기부터 부족해지면서 2021년까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말 TSMC가 5나노 공정으로 월 9만장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